[빌 게이츠 칼럼]성공과 행운의 함수

  • 입력 1997년 4월 14일 08시 21분


이번 칼럼은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이 전자우편으로 보내온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을 정리한 것이다. 문〓당신의 성공에 운명이나 행운이 얼마나 기여했다고 생각하는가. 답〓행운은 엄청난 역할을 했다. 그 행운의 일부는 내가 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찾아왔지만 일련의 행운은 그보다 훨씬 일찍 시작됐다. 우선 나를 북돋워준 가족과 선생님이 그렇다. 아이들은 종종 그런 종류의 관심을 쏟을 때 뻗어나간다. 소년시절 폴 앨런과 사귀게 된 것은 믿어지지 않는 행운이었다. 그의 직관은 우리가 함께 세운 회사의 성공에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앨런이 없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처음 PC를 겨냥한 소프트웨어회사를 차린 타이밍도 우리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인이었다. 순전히 행운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커다란 행운없이 그같은 성공은 일어날 수 없었다. 제때에 태어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내가 쓴 「미래로 가는 길」의 개정판에서 강조한 바 있다. 종종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불리는 내 친구 워런 버핏은 「나의 특별한 재능이 가치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에 대해 얘기한다. 버핏은 그가 만일 수천년 전에 태어났다면 아마 짐승의 점심거리가 됐을 거라고 말한다. 그는 그러나 주식시장이 존재하고 시장에 대한 그의 독특한 이해가 제값을 받는 시대에 태어났다. 마찬가지로 나도 제 때 제 장소에서 태어났다. 당신이 운좋고 성공적일 때 자기만족에 흐뭇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행운은 시큼하게 변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몇몇 회사만 성공토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들은 큰 실수를 참지 않는다. 나는 성공적으로 남아있길 희망하지만 보장은 없다. 문〓당신이 미국 시민이라는 사실은 당신의 꿈을 이루는데 얼마나 도움이 됐나. 답〓미국은 다른 어떤 곳보다 젊은이의 사업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강하다. 나는 19세에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했다. 미국에는 젊은이가 회사를 차리고 기꺼이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있다. 대중과 언론,그리고 시장은 사주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제품에 관심을 기울인다. 문〓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인가. 답〓전문가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내 대답은 무척 세속적으로 들릴 것이다. 나는 제 때 우리 회사가 전자우편 관련 상품들을 개발하도록 하지 않았다. 마지못해 나섰기에 우리는 뒤떨어지게 됐다. 또 우리가 채용해야 했지만 그렇게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후회한다. 그들을 고용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했을 것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나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뒤로 돌아가 고쳐야만 하는 실수는 많지 않았다. 인생에서 대부분의 실수는 우리의 한계를 일깨워준다. 그것은 대개 우리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것으로 남는다. 〈정리〓김홍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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