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錫珉 기자」 누구를 찍어줄까. 화면에 떠오른 40명의 후보는 모두들 한껏 미소를 짓고 있다. 눈길이 가는 대로 한 명을 골라 딸깍(클릭). 엄지손톱만하던 사진이 화면의 절반 가까이 커지며 후보의 프로필과 자기 소개가 올라온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 얘기가 아니다. 때아닌 투표 바람의 진원지는 바로 가상공간 인터넷. 최근 인터넷의 특징인 대화성(Interactivity)을 활용한 온라인 투표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처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기존 매체와 달리 이용자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
지난달 23일 끝난 96 MBC 신인탤런트 선발대회. 이 대회의 특징은 행사가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에서 동시에 치러졌다는 점이다. 방송으로 중계된 정규 행사와 함께 「인터넷 인기상」을 마련해 네티즌이 인터넷을 통해 수상자를 뽑도록 했다. 지난달 19일부터 행사 당일인 23일까지 5일동안 MBC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mbc.co.kr)에서 온라인 투표가 열렸다. 본선 진출자의 사진과 프로필 자기소개등을 올려 놓고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게 했다. 이번 온라인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는 14번 김세아씨. 인터넷 인기상을 거머쥔
김씨는 현실 공간에서 벌어진 대회에서도 단연 대상에 뽑혀 네티즌들의 눈이 정확했음을 증명했다.
인터넷 업체인 「웁스(http://www.oops.co.kr)」가 지난달 말까지 연 「미나왕미나공(미안해 나 왕자 공주야)선발대회」도 온라인 투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튀는 이름 덕택인지 모두 5백여명의 네티즌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표와 함께 후보자에 대한 평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인터넷이 가진 장점을 잘 살렸다.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이네트(http://www.iworld.net)가 발간한 인터넷 잡지 「이미지(im@ge)」는 매번 인터넷에서 쟁점이 되는 주제를 골라 논쟁에 부친 후 독자의 투표를 이끌어 낸다.
창간호인 10월호의 주제는 「인터넷 포르노와 검열」. 포르노 사이트를 국가가 사전에 검열하는 게 옳은가를 놓고 한달간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오늘 발간된 11월호의 주제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논쟁 거리로 떠오른 저작권(Copyright). 소프트웨어의 재산권을 주장하는 옹호론자와 정보의 공유를 앞세운 반대론자(Copyleft)의 주장을 각각 실어 놓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