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여성 40만명, 87년생 30만명… ‘엄마’가 줄어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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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새 가임여성 108만명 감소… 저출산 한국 구조적 악순환 시작

1982년생 김지영(가명·36) 씨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다. 8년 전인 28세에 결혼해 한동안 학원에서 국어강사로 일하다 임신이 잘되지 않자 일을 쉬며 난임 시술을 받았다. 다행히 2013년 첫아이를 출산한 지영 씨는 복직을 준비했지만 2015년 둘째가 생기면서 일을 그만뒀다. 전업주부가 된 지영 씨는 “동갑내기 친구들 대부분이 아이를 키우고 있어 혼자 소외된 느낌은 크지 않다”고 했다.

1987년생 황은영(가명·31) 씨는 ‘화려한 솔로’를 꿈꾼다. 외국어고등학교와 명문대를 나온 은영 씨는 대기업 정규직이다. 은영 씨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결혼할 수도 있지만 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결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작 5년 차이에도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는 이렇게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더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인구수다. 지난해 말 현재 82년생 여성 인구는 40만5000여 명이다. 반면 87년생 여성 인구는 30만1000여 명으로 5년 만에 10만여 명이 줄었다.

한국에 첫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63년생의 자녀로 또 한 번 베이비붐을 일으킨 1979∼1985년 이후 여성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가임 여성(만 15∼49세) 인구가 2006년 1361만5000명에서 지난해 1253만8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11년 만에 약 108만 명이 줄어든 것이다. 가임 여성이 줄면 출산율이 늘어난다 해도 출생아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저출산의 악순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경력단절여성#가임여성#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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