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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희망이 싹트는 교실]“우리가 바로 녹색 꿈나무들”

입력 2009-12-03 06:30업데이트 2009-12-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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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나무에 전교생 이름표 걸고… 녹색일기 쓰며 ‘마음가짐’ 실천…

경북 녹색성장 실천대회
경산 하주초교 대상 받아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하주초등학교에서 황재원 교사(오른쪽)가 ‘학교 나무’인 주목에 대해 설명을 하자 허정두 교장(왼쪽) 등 학생과 교직원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나무를 만지고 있다. 이권효 기자
“무언가를 아끼지 않고 사용한다는 표현을 할 때 흔히 ‘물 쓰듯 한다’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세계 물부족 국가’이다. 물을 물 쓰듯 하는 시대는 지났다….” “신문에서 우연히 탄소포인트제를 보았다. 경산시가 9월 1일부터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탄소포인트제도를 실시한다고 한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하주초등학교 학생들이 쓴 ‘녹색 일기장’의 일부다.

전교생 69명에 교직원 20명인 이 학교가 경북의제21추진협의회(회장 이성근)가 주최하고 경북도, 대구지방환경청 등이 후원한 ‘제1회 경북도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경진대회’에서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최근 받았다. 최우수상은 포스코 등이, 우수상은 예천군 회룡포 여울마을 등이, 장려상은 경북여성단체협의회 등이 받은 것에 비하면 이 학교의 사례는 돋보인다.

아담하고 깨끗한 정원처럼 보이는 이 학교 교정의 나무는 모두 97그루다. 은행나무를 비롯해 벚, 모과, 산수유, 박태기, 사철, 동백, 백일홍, 무궁화, 주목, 단풍나무 등의 가지에는 전교생과 교직원의 이름이 쓰인 명찰이 걸려 있다. 허정두 교장의 명찰이 걸려 있는 나무는 운동장 한쪽에 있는 산수유. 허 교장은 “이 나무들은 그냥 식물이 아니라 우리 학교 가족”이라고 말했다.

하주초등학교는 이번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준비를 한 것이 아니다. 평소의 ‘마음가짐’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은 올해 5월 ‘물빛 고을 하주 푸름이 발대식’을 열고 생활 속에서 ‘푸른 마음’을 가꾸자고 다짐했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 푸른 숲을 위해 더 마음을 모으자는 것이다. 나무에 이름표를 걸어주고 녹색일기를 쓰며, 교실 옆 복도에는 민물고기 수족관을 만들었다. 학교 뒤편 화단에는 야생화 동산과 채소밭을 가꿨다. 학교 안에서 몸에 밴 ‘그린 생활’은 학교 바깥으로도 이어져 경남 창녕의 우포늪이나 대구수목원 등을 찾아가 자연을 품는 넓은 가슴을 가꿨다.

5학년 김대용 군(11)은 스스로 ‘녹색 인간’이라고 표현한다. 녹색 일기를 쓰면서 학교나 집에서 자신의 생활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 군은 “하주 푸름이 활동을 하면서 저뿐 아니라 우리 집도 녹색 하우스가 되어가고 있다”며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며 쓰지 않는 전기스위치와 콘센트는 꼭 뽑고 엄마는 반드시 장바구니를 이용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학교 측은 내년에 학부모, 지역 주민 등과 함께 하주 푸름이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하주 푸름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황재원 교사(44)는 “요즘 학생들은 물질적으로 풍요해 낭비를 해도 무감각해지기 쉽다”며 “거창한 구호보다는 어릴 때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환경과 성장을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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