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결사는 황의조…아시안컵 첫 경기 필리핀에 1-0 진땀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8일 0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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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2분. 미드필더 이청용은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침투 패스를 시도했다. 황희찬은 지체 없이 황의조에게 볼을 건넸다. 골게터 황의조는 이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했던 한국의 경기 흐름을 깨는 동시에 ‘진땀승’을 이끈 강력한 한방이었다. 황의조는 “전반에 찬스가 많았는데 해결을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힘든 경기였는데 결국 득점을 기록해 기쁘다”고 말했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은 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끝난 필리핀과의 2019 UAE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8경기 연속 무패 행진(4승 4무)을 이어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필리핀(116위)을 상대로 고전했다. 힘겹게 승리를 거뒀지만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전술을 날카롭게 다듬어야 한다는 숙제를 얻었다.

벤투 감독은 이날 대표팀의 주 포메이션인 ‘4-2-3-1 전형’을 내세웠다. 최전방에는 황의조를 원톱으로 세웠고, 좌우 날개에 황희찬과 이재성을 배치했다. 남태희가 부상으로 낙마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베테랑 구자철을 투입했다. 벤투 감독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전형과 전술로 나선 대표팀이지만 세밀함은 부족했다.

벤투 감독은 양쪽 측면 수비수의 적극적 공격 가담을 강조한다. 공격 진영에서의 수적 우위를 통해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기 위한 것. 대표팀은 김진수(왼쪽 측면 수비수)와 이용(오른쪽 측면 수비수)이 지속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공격을 전개했다. 하지만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페널티 박스 안에 위치한 공격수들의 마무리 능력이 떨어져 수차례 득점 기회에서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황의조는 전반 40, 41분에 연달아 결정적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그의 슈팅은 모두 필리핀 골키퍼에게 막혔다.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이 전술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중원에서 선수들 간의 지속적인 패스 플레이가 이뤄지면서 상대의 빈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은 미드필더와 수비진에서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공격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전에 한국이 71%의 높은 점유율(필리핀 29%)을 유지하고도 득점에 실패한 이유다. 오히려 패스미스로 인해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택한 필리핀에게 날카로운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다득점 승리에 실패한 한국은 키르기스스탄을 2-1로 꺾은 중국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승점, 골득실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대표팀은 12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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