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드루즈키우카의 지역 시장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후 군 의료진이 부상한 민간인을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2026.02.05 드루즈키우카=AP/뉴시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약 4년간 이어지면서 전쟁 장기화로 지친 우크라 국민들의 여론 변화가 감지됐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가 협상 불가능한 ‘레드라인’으로 간주해 온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 및 루한스크주) 영토를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2일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미국, 유럽의 안보 보장을 대가로 돈바스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5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무슨 일이 있어도 영토를 넘겨줄 수 없다’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NYT는 “전쟁에 지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돈바스를 포기해야 평화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는 입장을 러시아가 고집하면서 (영토 양보는) 더 이상 불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 돈바스 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요구하며 이를 평화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80% 이상을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현 전선을 동결하고 비무장지대 설치를 제안하면서 영토 양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민들이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피해 방공호로 사용되는 지하철역에 대피해 잠자고 있다. 2026.02.03 키이우=AP/뉴시스다만, NYT는 돈바스 영토 양보 의견이 서방의 강력한 안보 보장을 전제로 하며,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는 여전히 전쟁의 고통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KIIS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이 영토 포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미국이나 유럽 군대의 우크라이나 배치에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경우 우크라 사회가 분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YT는 “(돈바스를 러시아에 넘길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을 국가를 수호한 영웅적 지도자에서 약 19만 명이 거주하는 우크라 통제지역을 러시아가 점령하도록 허용한 지도자로 재정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 3자 회담은 약 5시간 만에 종료됐다. 세부 협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러-우 양국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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