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 합당 시 일정과 방식에 대한 대외비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에는 조국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2021년 열린민주당과의 흡수 합당을 모델로 삼은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A4 용지 7장 분량의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에 따르면 민주당은 주요 협상 쟁점으로 지도부 구성 논의를 꼽았다. 문건에는 “현 지도부 승계 범위 및 통합 지도부 내 조국혁신당 측 배분 비율(지명직 최고위원 등) 합의”라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대표를 두는 방식으로 진행됐던 2014년 신설 합당은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시 김한길 대표의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창당 준비 중이던 새정치연합은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신설 합당했다. 반면 2021년 열린민주당은 최강욱 의원만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민주당에 흡수됐다.
문건에는 또 이달 27일 또는 3월 3일까지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는 합당 시간표가 담겼다. 반청(반정청래)계 인사는 “사실상 합당 계획을 정해 놓고 제안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 핵심 당직자는 “실무자가 만든 것으로 대표나 최고위에 보고된 내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5주내 합당 완료” 사무처 문건에, 반청 “처음부터 합당 결론” 반발
27일 또는 내달 3일까지 합당신고… 단계별 시간표 자세하게 제시 조국당 간 탈당 인사 복권도 담겨… 초선 모임 “지선前 합당 논의 중단을” 정청래 “송구… 당원 뜻대로 결정”
더불어민주당 사무처는 정청래 대표의 합당 추진 발표 직후부터 약 5주 뒤 합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으로 이적한 옛 당원들이 6·3지방선거 출마 시 공천과 경선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조치도 검토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민주당의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 문건에 따르면 2월 27일 또는 3월 3일 합당 신고를 마치는 내용의 합당 추진 일정이 담겼다. 이 문건은 당 사무처가 자체 작성한 대외비 문건이다. 문건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명씩 ‘2+2 사전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열흘간 사전 협상을 마치고 합당 합의문을 발표하는 계획이 담겼다.
이어 최고위 의결(9일)부터 합당 신고(27일 또는 다음 달 3일)까지의 단계별 시간표도 자세히 제시됐다. 합당 안건을 최고위에서 의결하면 전국 17개 시도당 또는 5개 권역별로 엿새간 당원토론회를 진행하고, 당무위원회(20일) 의결과 권리당원 투표(21∼24일)를 거쳐 중앙위원회(25일 또는 27일)에서 의결한 후 합당 신고를 마치는 방식이다. 합당 후에는 후보자 접수 및 심사(다음 달 11일∼4월 3일)와 경선 진행(4월 6일∼30일)을 거쳐 5월 8일까지 공천을 마친다는 계획도 담겼다.
이 문건은 지난달 22일 정 대표의 합당 추진 발표 이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건 작성 이후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별세로 당무가 사실상 중단된 데다 당내 반발이 거세지면서 조국혁신당과의 사전 협상이 시작되지 못하는 등 당 사무처가 검토한 일정은 일주일가량 순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합당 논의를 멈춰야 한다”는 반발이 거세자 조국혁신당은 1일 “민주당에서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돼야 그다음에 (실무) 얘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문건에는 합당 시 조국혁신당과 협상할 핵심 쟁점들에 대한 검토 내용도 담겼다.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으로 간 인사들이 합당 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적용할 복권 기준 등을 제시한 것. 민주당 탈당 경력자는 당규에 부칙을 신설해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감점을 받지 않고, 징계 경력자는 대선 기여도 등을 고려해 부적격 심사와 공천, 경선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반청(반정청래) 진영에서는 이 문건을 두고 “정 대표가 합당을 제안한 것일 뿐 숙의를 통해 결정하겠다지만 처음부터 이미 합당으로 결론을 내려놨다는 증거”라고 반발했다. 탈당 경력자에 대한 면책 조항도 최근 8년 이내에 탈당하면 합당을 통해 자동 복당돼도 경선에서 25% 감점을 받는다는 당헌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당내 출마 경쟁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다만 당 지도부 핵심 당직자는 “문건은 실무자가 합당 선례에 따라 일반적인 프로세스를 정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 68명이 모인 ‘더민초’는 5일 정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지선 전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당원의 뜻대로 결정될 것이고 당원들이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추겠다”며 전 당원 투표 등 합당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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