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김상훈]“스타가 내 건강 챙겨주나, 내 건강은 내가!”

  • 동아일보

김상훈 콘텐츠기획본부 기자·부장급
김상훈 콘텐츠기획본부 기자·부장급
당뇨 환자가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혈당이 안정적이라고 칭찬했다. 이어지는 환자의 비결. “혈당 낮추는 데 OO가 좋다고 연예인이 말하길래 밥과 함께 먹고 있어요.”

의사는 뜨악했다. OO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급히 검색해 보니 곡물의 한 종류였다.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의사에 따르면 이 환자는 평소 열심히 운동하고, 소식(小食)하며, 식단도 잘 관리했다.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건 이 습관 덕분이었다. 그런데도 환자는 연예인이 알려준 OO가 비결이라고 생각했다. 의사는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의사들에게도 들었던 것 같다.

과거에는 의사나 전문가가 다이어트 유행을 선도했다. 지금은 연예인, 운동선수, 인플루언서 등이 그 역할을 한다. 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방송에서 “이 방법으로 효과를 봤다”라고 하면 열풍으로 번진다.

다이어트 열풍, 의학적 근거는

지난해 초중반, 사과 발효식초(Apple Cider Vinegar)가 품절 사태를 빚었다. 이 식품이 식욕을 줄이고, 혈당도 안정시켜 지방 축적을 억제한다고 알려져서다. 줄여서 ‘애사비’라 부르는 이것을 마시면 3개월 만에 체중이 8kg 빠진다는 논문이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애사비 다이어트’라 부르며 열광했다.

먼저 ‘글로벌’하게 유행했다. 세계적 스타들이 애사비를 마신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여러 스타가 애사비 다이어트 중이라 했다. TV에 나와 애사비를 마시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니 검증할 필요가 있나. 너도나도 애사비 다이어트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9월, 사태가 급변했다. BMJ가 데이터가 조작됐다며 애사비 관련 논문을 철회했다. 애사비 다이어트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사라진 것. 사과 발효식초는 산도가 높다. 과도하게 마시면 치아의 법랑질이 녹을 수 있다. 위장이 약하면 속이 쓰리고 소화불량 증세도 나타난다. 이 모든 불편을 참고 애사비 다이어트를 했던 사람이라면 속이 더 쓰렸을 것 같다. 그래도 이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소량만 물에 희석해 마시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라는 게 의사들의 조언이다.

무조건 스타 따라 하기는 금물

스타들의 다이어트 관련 뉴스는 늘 대중의 관심을 끈다. 스타가 SNS에 다이어트 소식을 전하는 자체가 어쩌면 팬들과의 소통일 테니 문제 될 것은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혈당 다이어트와 같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다이어트를 시도한다는 스타들도 많다.

다만 여전히 우려는 남아 있다. 1주일에 7kg을 뺐다느니, 방울토마토와 물만 먹고 살을 뺐다느니, 올리브 오일이나 레몬수를 지속적으로 먹어서 건강해졌다느니, 고구마로만 살을 뺐다느니 하는 식의 ‘비결’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음식 섭취량을 극도로 제한하거나 초단기에 왕창 체중을 줄이는 다이어트는 그게 어떤 것이든 피해야 한다.

어떤 스타는 탱탱한 피부의 비결을 돼지껍질과 닭발에서 찾는데, 이 또한 걸러야 한다. 이런 음식에 콜라겐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분자 구조가 커서 흡수율이 매우 낮다. 그런데도 스타의 피부가 좋다면 닭발 덕분은 아닐 것이다. 고가의 피부 시술을 받는다면 몰라도.

또 한 가지. 스타의 상당수는 의사나 트레이너, 영양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들이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이유다. 다이어트는 초기 체중 감량보다 ‘유지’가 훨씬 어려운데, 전문가가 도와준다면 아무래도 더 낫지 않겠는가.

이런저런 이유로 스타를 따라 하기보다는 나만의 다이어트 비법을 갖는 게 나을 듯하다. 사실 다이어트 원칙은 늘 같다. 첫째,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되 과식하지 않는다. 둘째, 걷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한다. 셋째, 숙면한다. 넷째, 금연과 절주(가능하면 금주)한다.

너무 빤하다고? 그래도 거기에 정답이 있는 걸 어쩌겠나. 우린 이미 비결을 알고 있다. 맞다. 다이어트는 유행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나의 의지다.

#당뇨#혈당#다이어트#연예인#애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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