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대이란 美협상단 도청 정황… 美국방부, ‘방첩 등급’ 최고단계로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8일 04시 30분


“美당국자 대상 정보수집 선 넘어”
트럼프-네타냐후 갈등속 균열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 뉴시스
이스라엘이 미국의 대(對)이란 협상단의 통신을 도청한 정황이 포착돼 미 전쟁부(국방부)가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등급을 최고 단계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레바논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계기로 불거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균열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복수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 국방정보국(DIA)과 다른 군 정보기관들이 최근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을 ‘높음(high)’에서 ‘심각(critical)’ 단계로 올린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서로가 상대를 대상으로 첩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알고 묵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이란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과 전략을 파악하려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선을 넘었다고 미 당국이 판단한 것.

DIA 보고서에는 이스라엘이 이란과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등 미 고위 관리들에 대한 도청을 강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보고서는 이스라엘에 주재하는 미 국방당국 인력의 휴대전화에 도청 소프트웨어가 몰래 설치된 사실이 탐지된 직후 작성됐다.

미 현직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이 다른 어떤 동맹국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부 적대국보다도 높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가 이스라엘과의 정보 공유 범위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고위 관리는 NYT에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 고위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공격성이 ‘도가 지나친(unhinged)’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방첩 위협 경고는 레바논 휴전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본격화된 시점에 나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욕설까지 내뱉은 사실이 보도됐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무력화를 이유로 이란이 반발해 온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What the fuXX are you doing?)”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미국과 협상을 중단하겠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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