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땐 최대 100조 손실…中반도체 웃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0일 20시 51분


필수인력 7087명 투입해도 역부족
공정 작은 차질에도 웨이퍼 전량 폐기
공급망 脫한국 가속에 中반도체 반사이익
삼전 갈등에 中 SMIC-화홍 주가 급등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평택=뉴시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평택=뉴시스]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까지 결렬되면서 파업으로 인한 천문학적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그에 따른 경쟁사들의 반사 이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반도체를 추격 중인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정부 지원과 값싼 제조원가를 앞세우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이 가지고 있던 기존 공급망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업에 7087명 일해도 “생산 차질 불가피”


20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노조 파업으로 반도체 생산라인이 차질을 빚을 경우 직접 손실만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3월 삼성전자 평택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28분간 라인 가동이 중단됐을 때 약 500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1분당 10억 원 이상의 손실로 1시간에 1071억 원, 하루 2조6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노조가 예고한 대로 18일 동안 파업을 강행해 라인이 중단되면 40조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직간접적인 피해까지 모두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도체는 웨이퍼를 투입해 칩 하나를 만들기까지 4~7개월이 걸린다. 24시간 돌아가는 1000여 개 공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차질만으로 투입된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각 공정과 공정 사이에는 ‘Q타임’이라는 정해진 대기 시간이 있다. 예를 들어 A 공정에서 B 공정으로 넘어가는 정해진 시간에서 조금만 지연이 되어도 공기 중 산소나 미세먼지와 반응해 불량품이 속출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파업에 대비해 14일부터 신규 웨이퍼 투입을 줄이고 공정 간 속도를 조절하는 ‘웜다운(Warm-down)’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법원의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에 따라 쟁의 기간에도 7087명(안전 업무 2396명, 보안 작업 4691명)을 필수 인력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하지만 생산 차질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사 측은 보고 있다.

●韓 반도체 파업에 中 웃는다

초유의 반도체 파업이 삼성전자 한 곳의 손실을 넘어 반도체 ‘탈(脫)한국’ 공급망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양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실탄 준비에 나서고 있다. CXMT와 YMTC는 각각 중국 1위 D램, 낸드플래시 업체다. 특히 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강이 장악한 D램 시장에서 현재 4위로 균열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CXMT와 YMTC가 IPO를 통해 자본을 조달해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업체는 중국 정부 주도의 반도체 자립을 등에 업고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CXMT가 IPO 투자 설명서에서 공개한 올 1분기(1~3월) 매출은 508억 위안(약 11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1% 증가했다.

CXMT의 이 같은 이례적인 성장은 기존 주요 D램 공급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반도체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범용 반도체 판매 실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시장 의존도도 상당한 실정이다.

이번 주 들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받는 사이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18일 대비 각각 1.8%, 5.2%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와 화훙은 9.4%, 14.7% 올랐다. 팹리스(설계) 업체 기가디바이스는 19.8% 상승했다.

중국 경쟁사들의 추격은 중국 현지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HP, 델, 에이수스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에 올 들어 중국 업체에 신규 공급 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대용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메모리 공급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고객사들은 공급망을 다변화시킬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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