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기뢰전쟁’… 이란전 장기화 고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2일 04시 30분


이란, 기뢰 설치해 해협 봉쇄 나서자
트럼프 “제거 안하면 전례없는 공격”
미군은 이란 기뢰 부설함 16척 격침
日-태국 화물선 등 최소 4척 피격
이란 “국제 유가 200달러 각오하라”

美공격에 불타는 호르무즈 이란 선박 중동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10일(현지 시간)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포함한 다양한 이란 해군 함정을 격침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 선박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CNN 등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기뢰를 부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X 영상 캡처
美공격에 불타는 호르무즈 이란 선박 중동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10일(현지 시간)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함 16척을 포함한 다양한 이란 해군 함정을 격침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 선박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CNN 등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기뢰를 부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X 영상 캡처
이란이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위해 ‘바다 지뢰’로 꼽히는 ‘기뢰(機雷)’를 부설하기 시작했다고 CNN 등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배와 잠수함 등이 접근하면 바다에서 자동으로 폭발하는 기뢰를 통해 사실상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기뢰를 즉각 제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전례 없는 군사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기뢰 부설함 16척을 포함한 여러 이란 선박을 격침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확보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승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군 정보 당국은 최근 최대 약 6000개의 기뢰를 보유한 이란이 수십 개의 새 기뢰를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한 정황을 포착했다. 소형 선박을 이용해 기뢰를 2∼3개씩 투입하고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수백 개의 기뢰 부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뢰는 한번 부설되면 제거가 어렵고, 해류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 위치 파악도 힘들다. 이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이 가능한, 가장 폭이 좁은 지점은 3.2km 정도라 기뢰가 부설되면 선박 운항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11일에도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그 동맹들의 이익을 위해선 단 1L의 원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란 군 지휘부가 “세계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경고했다고 전했다.

11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최소 4척의 화물선이 발사체에 맞았다. 혁명수비대는 태국과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이 각각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운항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 소속 화물선 ‘원마제스티’호가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미상의 발사체에 맞아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이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가 보낸 두 차례의 휴전 요청 메시지를 모두 거부했다고 10일 전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외 여론 악화, 고유가 등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이란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판단하에 버티기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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