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지도자 되려하면 죽음” 모즈타바에 노골적 경고장

  • 동아일보

[美-이란 전쟁]
후임자 발표 임박하자 ‘참수’ 위협
“미국이 먼저 공습하지 않았다면, 이란이 한방 먹였을것” 정당성 주장
“미친 사람 핵 가지면 나쁜 일 생겨”
백악관 “北관련 입장 변화는 없다”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은 결국 모두 죽게 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이을 후임자 발표가 임박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그들(이란)의 지도부는 그냥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기 최고지도자로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57)는 ‘정부 위 정부’로 통하는 군사조직 이란 혁명수비대와 긴밀하다. 또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의 실질적 지도자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이어졌던 대규모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로 모즈타바가 꼽히는 이유다. 그는 또 반미 강경파로 분류돼 이란의 대미 항전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 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다히예에서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불도저가 제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시작한 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교전 또한 격화하고 있다. 다히예=AP 뉴시스
5일(현지 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다히예에서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의 잔해를 불도저가 제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시작한 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교전 또한 격화하고 있다. 다히예=AP 뉴시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겨냥해 사실상 추가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며, 사전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반미 투쟁을 주도하는 혁명수비대를 겨냥하는 동시에, 내부 분열을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가 이미 3일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공식 발표를 안 하고 있다고 전했다.

● 강경파 ‘하메네이 차남’ 후계자 유력하자 ‘참수’ 경고장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에너지 이슈 관련 좌담회에서 “(이란은) 47년간 미국민과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사람들을 죽여 왔다”며 이번에 먼저 공습하지 않았다면 이란이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도 “한 방 먹이려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매우 강한 위치에 있다”며 이란 지도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이란에서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도 죽음을 맞을 거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에 공습을 시작한 후 하메네이는 물론 모하마드 파크푸르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아지즈 나시르자데 국방장관,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 알리 샴하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마지드 무사비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군 사령관 등 핵심 수뇌부를 한꺼번에 제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상기시키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참수 작전에 나서겠단 의지를 분명히 한 것.

특히 “누구든지 죽일 수 있다”는 식의 강한 경고를 날린 건 하메네이 못지않게 강경파로 여겨지는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유력해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리가 이렇게 (이란을 공격)한 뒤에도 이전 사람만큼 나쁜 사람이 권력을 잡는 게 최악의 경우”라고도 했다. 또 “우리에겐 온건한 인사들도 있다”며 이란 내부의 온건 개혁파가 이란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모즈타바가 떠오르자, 그와 주변 인사들을 직접 겨냥해 하메네이처럼 죽음을 맞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권력승계 구도에 사실상 직접 개입해 강경파 부상을 견제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 “미친 사람들이 핵무기 가지면 나쁜 일 생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친 사람들이 핵무기를 가지면, 나쁜 일들이 벌어진다”고도 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해 6월 이란 본토에 있는 핵시설을 폭격한 사실을 언급한 뒤 “이 공격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이란)은 핵무기를 가졌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힌 것.

이는 이번 대(對)이란 전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동시에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가 이번 전쟁의 목적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미국과 맞서며 핵을 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싸잡아 “미친 사람들”로 묶어 압박한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무기 추구를 이유로 이란을 공격한 게 미국의 북한 관련 입장에도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관련해선 어떠한 입장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이란#하메네이#후임자#혁명수비대#대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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