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정·재계 고위층을 강타한 억만장자 아동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가를 덮쳤다. 엡스타인과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잇단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에 들어갔다. 러트닉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며 동시에 ‘글로벌 관세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로 꼽힌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의 엡스타인 파일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남동생으로 테슬라 이사를 맡고 있는 킴벌 머스크가 엡스타인을 통해 최소 2명의 여성을 소개받았다. 그는 2012년 엡스타인으로부터 제니퍼라는 여성을 소개받은 뒤 “그녀와의 시간이 매우 즐겁다. 그녀는 훌륭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킴벌은 소셜미디어 X에 “2012년에 만나 데이트한 여성은 엡스타인이 소개하지 않았다”며 “엡스타인과의 유일한 만남은 낮에 그의 뉴욕 사무실에서 이뤄졌고, 그 후엔 만나지 않았다. 그의 섬에도 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킴벌은 2004년부터 테슬라 이사로 재직 중인 최장기 이사회 멤버로, 테슬라 주식 약 14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형이 세운 민간 우주 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이사로도 활동했다.
머스크 CEO 역시 2012, 13년 엡스타인과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수사 문건에 포함됐다. 엡스타인이 머스크 CEO에게 자신이 소유한 섬에 방문하기 위한 헬리콥터에 몇 명을 태울 건지 묻거나, 머스크 CEO가 엡스타인에게 파티 계획을 문의한 내용이다. 다만, 머스크 CEO는 엡스타인을 “역겨운 사람”이라고 부르며, 그의 초대를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엡스타인 연루 의혹으로 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러트닉 장관은 10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산하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2005년 엡스타인과 만난 직후 절연했다는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대신, 그는 “2012년 엡스타인이 소유한 카리브해 리틀세인트제임스섬을 방문한 건 맞지만 아내와 네 명의 자녀, 보모 등과 함께 있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엡스타인과 2005년부터 최소 13년간 정기적으로 교류한 정황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총 250개가 넘는 문서에서 러트닉 장관의 이름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오래 전 엡스타인과 관계를 끊었다는 러트닉 장관의 주장과 상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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