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동맹국 어려움 방관하는 푸틴…“종이 호랑이” 비판 나와

  • 동아일보

시리아·베네수·이란서 흔들리는 ‘반서방 연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알렉산드르 홀에서 열린 주러시아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제정식에는 작년 10월 부임한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도 참석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한러 관계의 회복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2026.01.16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알렉산드르 홀에서 열린 주러시아 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제정식에는 작년 10월 부임한 이석배 주러시아 한국대사도 참석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한러 관계의 회복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2026.01.16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점점 더 ‘종이 호랑이(paper tiger)’처럼 행동하고 있다.”

반(反)미국 동맹을 기치로 이란,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과 밀착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이들 나라의 어려움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6일 진단했다. 또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초강대국 복귀를 선언하고 브릭스(BRICs) 등 등 반미, 반서방 연대를 구축해 온 푸틴 대통령의 국제사회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으며 국력의 약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때 푸틴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였으며 현재 러시아에서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압바스 갈랴모프는 더타임스에 “이란, 베네수엘라 등을 지원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푸틴의 모습은, 그가 시도해온 반서방 연대 구축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하며 ‘종이 호랑이’ 표현을 썼다.

푸틴 대통령은 3일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할 때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제 방공망 S-300, 부크-M2 등은 미군의 작전을 제어하는 데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망신을 샀다. 러시아는 마두로 축출을 ‘미국의 신식민주의와 제국주의’라고 원론적으로 비판하는 데 그쳤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발생한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 상황에서도 이란을 도울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정일치 국가 이란의 최고 지도자로 1989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알리 하메네이의 축출과 정권교체를 공개 언급했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타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는 2024년 12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반군에 의해 축출됐을 때도 아사드 일가의 망명만 허용했고 사실상 방관했다.

이 같은 행보의 가장 큰 이유는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12일 기준 우크라이나 전쟁은 1419일째를 맞아 옛 소련의 나치 독일 항전 기간(1418일)을 넘어섰다.

과거 소련군은 1941년 6월 22일~1945년 5월 9일까지 1418일간 나치와 싸운 끝에 나치를 러시아 볼가강 유역에서 베를린까지 밀어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시점에서 불과 48㎞ 나아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일대에서 아직 발이 묶인 상태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력 소진이 러시아로 하여금 반미 동맹을 도울 여력을 없앴다는 것이다.

#푸틴#러시아#반미 동맹#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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