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도래인이 건설에 참여한 나라현 도다이지(동대사)의 다이부쓰덴(대불전) 모습. 내부에 백제인 후손이 제작 총지휘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대불이 있다. 출처 도다이지 홈페이지
13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일본 나라현은 오래전부터 한반도에서 도래한 사람들이 문화를 전승해 온 ‘한일 교류의 원점(原点)’이라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즉각 수락했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ナラ)’라는 말은 본래 한국어로 ‘국가(国)’를 의미하는 말로, 이는 나라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나라현에는 ‘백제’라는 지명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 도래인(渡來人‧고대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다이지(동대사) 내 수장고인 쇼소인에는 한국의 전통악기인 가야금과 비슷한 ‘신라금’이 보존되어 있다. 신라나 백제에서 쓰던 먹도 남아 있어 양국 간의 교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도다이지의 대불도 한일 교류의 산물로 꼽힌다. 대불은 높이 14.98m, 무게 452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 불상으로 꼽힌다. 대불을 조립할 때 총지휘를 맡은 것으로 추정되는 구니나카노 키미마로(国中公麻呂)는 백제계 도래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천년 고도인 한국의 경주와 일본의 나라는 55년째 자매도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또한 경주와 나라를 오가며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나라현 측은 “8세기경 나라와 경주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다”며 “당시의 우호 관계를 현대에 되살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매도시 관계를 맺었다”고 닛케이에 설명했다.
한일 정상은 14일 호류지(법륭사)를 찾을 예정이다. 서기 7세기경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호류지 또한 백제 목조 건축 양식의 영향을 받은 건물로 추정된다. 닛케이는 “(양 정상은)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사람들의 왕래와 정치, 문화적으로 활발했던 한일 교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향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고 전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오랜 지역구이기도 하다. 1961년 나라현 야마토코리야마시 태어난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 2구’를 지역구로 둔 10선의 중의원이기도 하다. 이에 ‘나라의 여자’라는 말이 현지에선 애칭처럼 다카이치 총리에게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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