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오려면 3개월치 은행잔고 공개하라?…입법 추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11일 15시 29분


발리. 게티이미지뱅크
발리. 게티이미지뱅크
인도네시아 발리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근 3개월간의 은행 계좌 잔액을 사전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고품질 관광’ 실현을 위한 발리 정부의 조치인데, 이번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적절하고 성급한 정책”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지난 2일 “관광객들이 지난 3개월 동안 저축해둔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이는 질 높은 관광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이 규정은 발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발리의 규칙과 문화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발리를 사랑하며, 충분한 자금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면서 “발리 관광객들이 일주일 치 예산만 가지고 3주 동안 머물다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조치는 고품질 관광과 관련한 지역 규정 초안에 포함될 것으로, 현재 의회에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했다.

코스터 주지사는 발리 의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올해 안에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광객들이 발리 당국에 보여줘야 할 최소 보유 금액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은 체류 기간과 활동 계획을 포함한 자세한 여행 일정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터 주지사는 “모든 것이 당국의 통제하에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우리가 외국을 여행할 때 유사한 정책을 적용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치로 인해 발리 관광객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브라위자야대학교 사회학 강사인 이 와얀 수야드나는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만들 부적절하고 성급한 정책”이라며 “현재 발리 주정부가 시행하는 정책들은 관광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이는 공항 출입국 당국 역할이라며 주 정부는 쓰레기 문제와 남북 관광 시설 불균형 해결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리주의회 소속 아궁 바구스 프라티크사 링기 의원도 “출입국관리청은 중앙정부 산하 기관”이라며 “중앙정부의 허가가 없으면 발리주 정부는 관광객들의 예금을 확인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발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05만 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았으며, 이는 2024년의 630만 명보다 11.3% 증가한 수치다.
#발리#외국인 관광객#은행잔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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