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 김효성 씨(45·사진)가 외국인 최초로 태국 의회 보좌관이 됐다. 김 씨는 의사 출신으로 태국에서 공직자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앞으로 한국수력원자원(한수원)의 태국 원자력 발전소 수출, 한국계 은행의 현지 진출 등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을 담당하게 된다.
태국 의회에 따르면 김 씨는 이달 5일 태국 상원 경제·금융·재정위원회 소속 명예 보좌관에 임용됐다. 명예 보좌관이나 이는 태국 국적자만 보좌관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일 뿐, 태국인 보좌관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다. 김 씨는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의뢰하는 한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성장세 둔화에 직면한 태국은 재도약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양국 간 경제 협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태국 현지에서는 원전이나 매립지 같은 인프라, 금융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8년부터 태국 병원에서 근무한 김 씨는 “한국과 사업을 추진하다가 오해가 생겨 좌초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깝다”며 “양국의 문화 차이를 해소하게 도와달라”는 공직자 출신 환자의 권유를 받아 2021년 태국 공무원이 됐다. 그해 태국 지질정보 및 우주기술개발청 정책실 정책보좌관에 임용됐다.
김 씨는 동남아 지역에서 자신처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인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화법 등 세밀한 문화 차이가 그간 경제 협력에 생각보다 큰 걸림돌이 됐다”며 “비즈니스 미팅 후 서로의 입장을 반대로 이해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귀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타지 생활이 힘들다면서도 “재외동포들을 위해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는 책임감에 매일 2~3시간씩 쪽잠을 자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저 한국이 잘됐으면 좋겠고 동남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동료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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