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의 날’에 “No Trump”… 전국서 反트럼프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9일 03시 00분


취임 한달앞 18개 주요도시서 열려
SNS 통해 곳곳서 동시다발적 시위
“내 대통령 아니다” “제왕을 거부한다”
머스크의 기관 폐쇄-인원감축 반발

“제왕을 거부하는 날” 17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미국 수도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왕을 거부하는 날(No Kings’ Day)’ 시위가 열렸다.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얼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몸을 합성한 사진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권위주의 통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제왕을 거부하는 날” 17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미국 수도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왕을 거부하는 날(No Kings’ Day)’ 시위가 열렸다. 한 시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얼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몸을 합성한 사진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날 시위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권위주의 통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No Trump! No KKK! No Fascist USA!(트럼프, 백인 우월주의, 파시스트 미국에 반대한다!)”

17일 오후 1시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광장.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을 맞아 1000여 명의 시민들로 광장이 가득 찼다. 이들은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한파 속에서도 각자 만들어온 수백 개의 피켓을 들고 박자에 맞춰 “노 트럼프!”를 외쳤다. “민주주의를 보여 달라”는 시민들의 구호는 3시간 넘게 이어졌다. 미 연방정부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일(2월 22일)을 기리기 위해 매년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이날 ‘반(反)트럼프’ 시위는 뉴욕뿐 아니라 워싱턴과 보스턴, 애틀랜타 등 18개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이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을 통해 동시다발적 시위를 조직했다.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월권 논란 등이 도화선이었다.

이날 유니언스퀘어에 모인 이들은 ‘트럼프는 내 대통령이 아니다’ ‘트럼프와 머스크가 미국의 민주주의를 망가뜨렸다’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대통령의 날’ 대신 ‘내 대통령임을 거부하는 날(Not My Presidents’ Day)’ 혹은 ‘제왕을 거부하는 날(No Kings’ Day)’이라고 부르며 “의회는 일을 하라(Congress do your job)”는 구호도 나왔다.

트럼프-머스크, TV 공동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가운데)이 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폭스뉴스 유명 앵커 숀 해니티와 첫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일부 언론이 제기한 자신들의 불화설에 불만을 표하며 “늘 이간질을 시도한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는 미 동부 시간 18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9일 오전 11시)에 방영된다. 폭스뉴스 화면 캡처
트럼프-머스크, TV 공동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가운데)이 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폭스뉴스 유명 앵커 숀 해니티와 첫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일부 언론이 제기한 자신들의 불화설에 불만을 표하며 “늘 이간질을 시도한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는 미 동부 시간 18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9일 오전 11시)에 방영된다. 폭스뉴스 화면 캡처
또 시위에선 머스크가 이끄는 DOGE의 정부 기관 폐쇄 및 대규모 인원 감축에 대한 반발도 두드러졌다. ‘소비자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DOGE가 나를 해고했다’는 피켓을 든 토리 씨는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공무원이었는데 지난주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우리가 은행을 규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우리 기관을 통째로 폐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와 함께 시위에 참여한 사이먼 씨는 “내 주변에도 트럼프와 머스크의 독재로 연방정부에서 해고된 이가 3명이나 있다”며 “이들은 아무런 원칙과 절차도 없이 사람들을 ‘제거’하고 있다. 선출되지도 않은 머스크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DOGE는 이날도 연방항공청(FA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식품의약국(FDA) 등의 직원 수백 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까지 머스크의 월권에 이의를 제기한 소송이 20여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조국을 구한 자는 어떤 법도 어긴 게 아니다(뭘 해도 합법이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대통령의 날#반(反)트럼프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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