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어린이부터 십대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 선수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려는 남성에 대한 미국 입국을 막고, 성별이 아닌 정체성(젠더)에 기반한 외국과의 스포츠 교류를 철회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는 참석자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여성과 소녀들이 안전하고 공정한 스포츠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EI는 미국 학교,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성(性), 인종, 계층에 따른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진보 진영이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은 물론이고 능력에 따른 기회 부여를 막아 백인 및 남성을 역차별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남성의 신체 능력을 가진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공정이 핵심 가치인 스포츠 정신을 근본적으로 위배했다”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군대 등 사실상 미국 사회의 전 영역에서 ‘DEI 지우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앞서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 내에서 DEI를 증진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종료하라고도 지시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가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국방부 및 육군 지침에 따라 사관생도들이 참여해 온 일부 (DEI 기반) 클럽을 해산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해산 대상에는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 생도들이 활동해 온 ‘한미 관계 세미나’를 비롯해 ‘일본 포럼 클럽’ ‘라틴 문화 클럽’ ‘여성 엔지니어 협회’ 등 인종이나 성에 기반한 12개 클럽이 속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DEI 폐지’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그간 성소수자 우대 정책 등을 앞장서 추진했던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구글은 같은 날 사내 메일을 통해 “더 이상 인력 구성의 다양성 개선을 위한 채용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메타, 아마존, 맥도널드, 월마트 등도 DEI 폐지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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