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기 받은 러, 美지원 끊긴 우크라 대규모 공습… “약점 노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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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키이우 등에 미사일 40발 발사
우크라 최소 18명 사망 130명 부상
우크라 포로 65명 등 74명 탑승한
러 수송기 추락… 전원 사망한듯

23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를 헤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가 탄약 부족 등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최근 북한산 무기를 공급받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하르키우=AP 뉴시스
23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를 헤치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가 탄약 부족 등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최근 북한산 무기를 공급받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하르키우=AP 뉴시스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다음 달로 만 2년을 맞는 가운데 러시아가 서방의 지원이 부족해진 우크라이나의 약점을 속속 파고들고 있다. 러시아는 23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고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이 11월 대선을 맞아 국내 의제에 치중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상황이다.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터키)는 같은 날 러시아와 인접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의결했다. 스웨덴은 오랫동안 중립국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서방으로 기울며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다.

● 美 지원 멈춰선 우크라 vs 北 손잡은 러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3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40발 이상의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공습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통신,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설레스트 월랜더 미 국방부 차관보는 “러시아가 미국의 자금 지원이 중단된 우크라이나의 약점을 찾으려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정밀 공격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탄약 등 군사 물자 등이 부족해 공격에 취약한 곳들을 탐색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 역시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우크라이나군의 탄약과 무기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제출한 614억 달러(약 82조 원) 규모의 추가 지원 예산은 하원 다수당인 야당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 예산은 지난해 말 2억5000만 달러(약 3350억 원)를 마지막으로 끊겼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의 지원에 힘입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이어 최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고 양국 군사협력 또한 강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북한의 최신 미사일을 제공받아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제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으로부터 각각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를 조달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4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65명, 승무원 6명, 동행인 3명 등을 태운 러시아군 수송기가 양국 접경지인 러시아 남부 벨고로드에 추락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퇴역 장성은 이 비행기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미사일 3발에 의해 격추됐다며 우크라이나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 스웨덴 나토 가입 ‘눈앞’
튀르키예 의회는 23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다. 나토 가입에는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그간 튀르키예와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만 동의하지 않았으나 최종 가입의 ‘9분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립국인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자신들이 러시아의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나토 가입을 추진했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합류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자국 내에서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두둔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동의를 미뤘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또한 2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나토 가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연합(EU)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는 지지부진하다. EU는 2024∼2027년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약 72조 원) 지원을 추진 중이나 역시 헝가리가 반대하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우크라이나#북한#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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