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세계 최고령 개’ 기네스북 기록 논란…“발 색깔이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7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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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서른 살이 넘었다는 건 인간이 200세 이상 산다는 것처럼 믿기 어렵다.”(영국왕립수의사 대니 챔버스)

31세 165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개’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에 올랐던 포르투갈 개 ‘보비(bobi)’의 나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기네스가 보비의 세계 최고령 개 기록을 일시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네스는 지난해 2월 당시 보비를 30세 266일의 나이로 승인하고 현재 살아있는 가장 나이 많은 개이자 역대 최고령 개라고 선언했다. 보비는 약 8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21일 세상을 떠나 31년 165일을 산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관련 학계에선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보비는 포르투칼 대형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으로, 이 품종의 기대수명은 평균 12∼14세다. 기네스는 포르투갈 공인 반려동물 데이터베이스(SIAC)로부터 보비의 생년월일을 제공받았으나, 해당 기록은 별다른 검사나 인증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게다가 1999년 사진에선 보비의 발이 흰색인데, 최근 사진은 갈색이란 점도 의심을 키웠다. 영국 왕립수의과대학의 대니 챔버스 수의사는 영 가디언에 “동료 학자들 중엔 진짜로 보비가 31살까지 살았다고 믿는 이가 아무도 없다”며 “그건 인간이 200살 넘게 살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보비의 반려자인 레우넬 코스타는 “보비는 기네스가 요구한 모든 요건을 충족했다”고 반박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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