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승객에 “니하오”…伊 대학생들 인종차별 논란

이탈리아에서 대학생 3명에게 조롱을 당한 아시아계 승객들의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해 논란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파키스탄계 미국인 영화감독 마흐누어 유세프가 지난 16일 이탈리아 북부의 관광지 코모호수에서 밀라노로 가는 열차 안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중국계 미국인 남자친구와 그의 중국인 어머니, 백인 아버지와 함께 열차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대각선 방향에 앉아 있던 여대생들은 이들을 발견하고는 웃으면서 이탈리아어로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유세프는 무례한 행동을 반복하는 이들의 모습을 촬영한 뒤 해당 영상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렸다. 영상 속에는 3명의 대학생이 중국 인사말 ‘니하오’를 흉내 내며 웃는 등 인종 차별적 언행을 일삼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192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세프는 “영상에는 그들이 가장 차분했던 순간이 담겼다”면서도 “여전히 ‘니하오’라고 말하는 걸 들을 수 있고 그들의 일반적인 태도를 알 수 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노골적인 인종 차별을 경험한 적은 없었고 나의 남자친구도 같은 말을 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문제의 영상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공유돼 각국으로 퍼져 나갔다. 이용자들은 영상 속 대학생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소속 대학을 찾아내 이 문제를 대학 측에 고발하기도 했다. 결국 논란을 일으킨 대학생들이 소속된 3개 대학은 이 소식을 접하고 사과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후 유세프는 3명의 대학생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을 내려 달라는 학생의 요청을 거부했다며 “이번 일을 통해 배우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