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5조원 썼지만 반전 없었다…日신생아 사상 첫 80만명 밑돌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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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79만9728명을 기록했다고 일본 후생노동성이 1일 발표했다. 일본에서 인구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899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80만 명을 밑돌았다. 1년 전보다 5.1% 감소했다.

학교에 등교하는 일본 초등학생들. (사진은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뉴시스
일본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신생아를 제외한 일본인으로만 따지면 76만 명대로 예상돼 40년 전인 1982년(151만5000명)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정도로 저출산이 심화됐다.

일본의 저출산 경향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일본의 신생아 수는 1998년 120만 명에서 17년 만인 2015년 100만 명 밑으로 떨어져 20만 명이 줄었는데 불과 7년 만인 지난해 또다시 20만 명이 감소했다. 애초 일본 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연구소는 2034년에 일본인 신생아 수가 76만 명대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보다 12년 빠른 지난해 이미 이 수준에 도달했다.

아사히신문은 “젊은이들의 경제적 불안정, 코로나19에 따른 임신, 출산, 육아 불안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은 보육 서비스, 아동수당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가족 관계 사회 지출’이 1990년 1조6000억 엔(15조5705억 원)에서 2020년 10조8000억 엔(105조1012억 원)으로 5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출산율 반전은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육아휴직 지원 등의 혜택이 정규직 중심이라 출산으로 퇴직한 전업주부 및 비정규직에 대한 지원 혜택이 부족했다”라고 지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신생아 수가 7년 연속 감소하는 위기 상황으로 저출산 경향을 반전시키기 위해 육아 정책을 진행해 가겠다”라고 밝혔다. 수도 도쿄에서는 18세 이하 주민에게 월 5000엔을 지급하고 0~2세 둘째 자녀 보육료를 무상으로 하는 등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광역지자체 모임인 전국지사회는 28일 정부에 어린이 관련 예산 증액 및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저출산 대책 긴급 제언을 제출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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