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풍선 사태 격화 속… 美블링컨-中왕이 회담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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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9일 뮌헨안보회의 참석 예정
美 “격추 정찰풍선 핵심 센서 복원”

정찰풍선 사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간 회담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13일 로이터통신에 “독일 뮌헨에서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이 회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은 17∼19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고 옳은 상황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우리는 (중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두 외교 수장 간 회담이 성사되면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첫 미중 고위급 협의가 된다. 미국은 이달 들어 중국 정찰풍선을 비롯해 영공을 침입한 미확인 비행체 4대를 격추했다. 중동지역 관할 미 공군 중부사령부 알렉서스 그린케이치 사령관은 13일 “지난해 중동 지역을 비행하는 중국 고고도 풍선을 최소 세 차례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미국 고공 기구(풍선)가 작년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반격한 상황이다.

하지만 셔먼 부장관은 미 정찰풍선의 중국 영공 침입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 제로다. 끝(None. Zero. Period)”이라고 일축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중국 주장은 거짓”이라며 “중국이 자국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의 미 비행체 영공 침입 주장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이뤄지는 미국 정찰활동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이 지역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미국은 국제수역이라고 반박하며 자유항행 작전을 펴고 있다.

미군 북부사령부는 4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에 장착된 정보수집용 핵심 센서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정찰풍선이 미군 핵 기지 등의 정보를 수집했는지, 이를 중국에 송신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미 CNN방송은 11일 캐나다 상공에서 격추된 미확인 비행체도 미 핵심 군사기지 상공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정찰풍선 사태#토니 블링컨#왕이#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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