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기지 이어 연료탱크도 ‘펑’…드론 공격에 이틀 연속 굴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7일 19시 08분


코멘트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본토 군비행장 연료저장탱크가 또 드론 공격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즉시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확전 위기가 커지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국경 넘어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도, 권고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주지사는 6일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쿠르스크 비행장 연료저장탱크가 폭발했다”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0km 떨어져 있다. 전날에는 러시아 서부 랴잔시 댜길레보 공군기지, 남부 엥겔스 공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국내 안보 보장을 위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회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잇단 본토 군사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멀게는 720km나 떨어진 곳까지 우크라이나 드론이 정찰을 받거나 요격되지 않은 채 날아왔다는 점에서 러시아 방공망의 허술함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 올렉산드르 무시옌코는 6일 로이터통신에 “러시아 방공망이 전략 비행장 보호를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드론 공격은) 이를 사실상 인정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 내부로서도 충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공군기지 2곳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사실이라면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수도 모스크바까지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란 의미다. 러시아 국민 여론도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믹 라이언 전 호주 육군 장교는 온라인 플랫폼에 “이번 공습은 전쟁은 대체로 먼 곳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한 러시아 국민에게 ‘심리적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고조되는 확전 위기와 러시아의 핵위협을 우려하는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간접적으로 경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것(우크라이나 지원 무기)이 방어용이란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