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214일, 쿠피얀스크 쟁탈전 격화…러 소유 이란 드론 8대 격추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26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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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14일째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진입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집중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탈환한 북부 하르키우 지역 내 전략 요충지 쿠피얀스크 완전 점령을 두고 러시아 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우-러, 하르키우 쿠피얀스크 쟁탈전…루한스크 진격 거점 확보 싸움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 지역 진출을 위해 항공기를 동원, 26차례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해당 공격으로 루한스크 지역 내 러시아 군부대 20곳과 대공미사일시스템 6개에 피해를 입혔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반대로 러시아 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하르키우 내 쿠피얀스크·추위브·크라스노라드 3개 마을에 집중 포격을 가했다고 총참모부는 밝혔다.

쿠피얀스크는 이지움과 함께 북부 하르키우 지역의 핵심 요충지로 평가된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군의 전격적인 하르키우 탈환 작전 당시 수복했지만, 이를 되찾기 위한 러시아군의 반격이 거센 상황이다.

이지움을 완전히 점령한 우크라이나군이 북측의 쿠피얀스크에 완전히 방어선을 구축할 경우 동부 루한스크주 진출이 용의해진다. 쿠피얀스크에서 루한스크내 전략 거점 리시찬스크는 직선 거리로 100㎞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과 쿠피얀스크 방향으로 나눠 진격할 경우 루한스크의 러시아 군 중요 방어진지인 리시찬스크를 포위 섬멸하는 작전이 가능해진다. 서쪽으로 진격해 도네츠크를 포위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울 장악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 영토로의 편입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중이다.
◆러군 퇴각 뒤 쿠피얀스크 포격 강화…주민들 전쟁 중단 호소

하르키우 쿠피얀스크에서 퇴각한 러시아 군이 해당 지역에 격렬한 표격을 가하고 있는데다, 사수를 위한 우크라이나군 반격에 주민들이 전쟁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인구 3만2000명이던 쿠피얀스크는 현재 주민수가 1만5000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이곳을 점령한 뒤 점령지 행정청을 설치, 합병 주민투표 실시를 계획했다가 우크라이나에게 내준 뒤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군 철수 뒤 쿠피얀스크 일대에는 숨진 러시아군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 도로에는 불탄 장갑차량이 널려 있었다. 주변 지역에서는 포격 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현재 쿠피얀스크 시내에는 총성이 울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국제군단의 한 부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장교인 얀은 “우리 임무는 패잔병을 소탕하고 반격이 있을 경우 격퇴하면서 계속 진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제군단은 이 지역 우크라이나군 연대의 통제를 받고 있다.

러시아군이 쿠피얀스크를 떠난 뒤에는 푸틴의 초상화, 러시아 집권당이 보낸 편지, 러시아 동전 더미 등 현지화를 시도한 러시아의 흔적들도 다수 발견됐다. 매달 1만루블(약 24만4400원)의 연금을 지급받은 러시아군의 명단도 있었다.

퇴각 뒤 다소 공세에 주춤했던 러시아군은 쿠피얀스크에 계속 폭격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러시아 군에 의해 2주 동안 폭격 당한 끝에 전기·수도·가스·전화 등 기반 시설이 모두 끊겼다.

쿠피얀스크 동쪽 주민인 알랴 콜로미체바(80)는 “평화롭게 살았었는데 지금은 매일 폭격을 당한다. 도무지 견딜 수가 없다”며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누가 통치를 하는지 상관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같은 사람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합의했으면 한다”며 “양이든 염소든 누가 권력을 잡든지 상관없다. 양떼들은 말없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러, 동남부 전방위 미사일 공습…우크라, 이란 드론 8대 격추 전과도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군은 투표지역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州) 멜리토폴 일대를 비롯해 동부 도네츠크 지역 일대에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반면 러시아는 헤르손주 시내 호텔에서의 폭발로 우크라이나 전 국회의원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프라브다에 따르면 이반 페도로프 멜리토폴 시장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자포리자 북부 멜리토폴 일대에서 커다란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의 도네츠크 점령지인 알체프스크의 창고와 루한스크주의 만키우카 지역 내 러시아군 막사에서 대형 폭발이 있었다”며 “이곳은 러시아 영토 병합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 중인 곳”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우크라이나 군은 이란산 무인기를 격추하는 전과를 올렸다. 해당 드론을 수송 중이던 러시아 군 수송기 4대는 자국으로 회항했다.

WSJ에 따르면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24시간 동안 아군 방공시스템이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136 등 8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그나트 대변인은 “우리 군의 방공시스템에 의해 이란산 무인기를 탑재한 러시아군의 일류신(IL)-76 군용 수송기 4대는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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