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찾았다” 문자메시지 농담에 직원 해고한 영국 마트…7400만원 배상

  • 뉴시스

영국 런던의 한 슈퍼마켓이 상사에게 “칼을 찾았다” 등의 위협적인 문자를 보낸 직원을 해고한 데 대해 고용심판소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고용심판소는 “칼을 찾았다”라는 문자를 보내 상사를 위협한 혐의로 해고된 모하메드 카비르에게 해당 가게가 약 4만7000파운드(약 7400만원)을 보상할 것을 판결했다.

최근 런던 동부에서 열린 고용심판소 청문회에서 카비르가 농담으로 그의 상사를 놀라게 한 것은 맞지만 사과를 했고 그의 속상한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해고는 불공정하며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모하메드 카비르는 2002년 영국으로 이주해 17년 동안 런던에 있는 슈퍼마켓 웨이트로즈에서 점원으로 근무했다.

지난 2020년 7월 카비르는 자신의 상사인 매튜 포드에게 “칼을 발견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포드가 “무슨 말이냐”고 묻자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과 함께 “무섭냐”며 “다음에 언제 볼 수 있냐”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은 포드는 다음 날 가게 간부급 상사에게 “카비르가 진짜로 칼을 들고 출근할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포드는 카비르가 문자와 함께 보낸 하트 모양 눈으로 웃는 얼굴 이모티콘이 사이코 같다고 생각했다.

그날 오후 7시 카비르가 출근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경찰이 그를 수색했지만 칼은 발견되지 않았다.

카비르는 그저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그에게 악의가 없었음을 받아들였고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카비르는 포드가 자신이 보낸 문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과했다.

카비르가 사과 문자를 보내자 포드 또한 “괜찮다”고 답했다. 그는 “문자를 받았을 때 문맥을 파악하지 못해 조금 두렵기는 했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이모티콘과 함께 “진지한 대화를 할 때는 조금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답장을 보냈다.

두 사람의 오해가 풀리고 포드는 공식적인 항의를 하지 않았지만 웨이트로즈 측은 자체적으로 카비르가 보낸 문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카비르는 회사의 조사에서 “아이들에게 줄 음식을 요리하던 중 칼을 보고 농담했을 뿐”이라며 포드와는 평소에도 농담을 주고받던 친한 사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징계위원회는 카비르가 보낸 문자를 조합했을 때 위협적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으며, 심각하게 부당한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해고 후 2년이 지난 뒤 최근 고용심판소에서 열린 심리에서 줄리아 존스 판사는 “(카비르가) 문자가 어떻게 해석될지 생각하지 않고 경솔한 행동을 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문자에 실제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포드의 반응 외에 실제적인 위협이 되는 어떠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그를 해고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웨이트로즈의 모회사인 존 루이스에 부당해고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