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진정한 친구, 존슨이 살아남아서 아주 기뻐”

  •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소속당 불신임투표에서 살아남아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7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의 파이넨셜 타임스가 존슨 총리의 불신임투표 ‘승리’에 관해 질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소속 보수당 하원의원 359명 전원의 당대표 계속신임여부 투표에서 신임 211 대 불신임 148로 당대표 및 총리직 유지에 성공했다.

젤렌스키는 존슨이 불신임투표 사태에서 무너지지 않고 살아남아 생환한 것은 “엄청난 뉴스”라면서 이렇게 기쁘다고 말했다.

우크라 대통령은 이어 “보리스 존슨은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다. 나는 그를 우리의 동맹으로 여기고 있으며 또 영국을 대단히 중요한 동맹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영국이 탈퇴한 유럽연합(EU) 어느 나라보다 가장 빨리, 가장 확고하게 그리고 가장 두둑하게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데 나섰다. 유럽에서 가장 친 우크라 행보를 보여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와 경쟁할 정도였다.

동유럽이 아닌 서유럽 정상으로는 가장 빠르게 4월9일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와 벙커에서 만났을 뿐아니라 키이우 시내를 활보하기까지 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의 강국들이 우크라 지원에 앞뒤를 재고 있을 때 존슨은 미국과 함께 과단성있게 앞장섰다. 가끔 미국을 제칠 때도 있어 고개를 갸웃뚱하게 만들 정도였다.

존슨의 이런 열성적인 우크라 지원 행보는 러시아 행위를 그만큼 타기하고 나쁘게 본 데서 나온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불신임투표를 초래한 ‘파티게이트’ 스캔들 문제가 극점을 향해 솟아오르던 때 마침 우크라 침공 사태가 터졌고 존슨이 우크라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데 십분 이용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파이넨셜 타임스가 젤렌스키에게 존슨의 정치적 생환에 관해 질문한 것에서 언론의 이런 추정을 짐작하게 한다.

존슨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에 국민들에게 엄중한 사회적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하던 때 측근 수십 명과 관저 등에서 여러 차례 술파티를 벌인 사실이 들통났고 반년 넘게 수그러들기는커녕 결국 당대표 불신임투표 처지까지 몰린 것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