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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유엔 안보리, 26일 추가 대북 제재 표결… 중·러 반대 의사 시사

입력 2022-05-26 14:36업데이트 2022-05-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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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 노동신문=뉴스1)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6일(현지 시간)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에 나선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아시아 순방 귀국일인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도발을 한 지 하루 만에 새로운 대북 제재를 추진하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라 북한에 더 강한 제재를 가할 유엔 안보리 결의안 표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결의안 초안에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추가 진전을 제한하고 제재 이행 절차를 간소화하는 대신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진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날 안보리 이사국에 회람된 14페이지 분량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는 북한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과 함께 핵탄두 탑재 가능한 모든 투발(投發)수단(delivery system)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무기 개발과 선제 핵 공격을 위협한 가운데 한국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은 물론 전술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방사포 발사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시킨 것. 현재 안보리 제재 결의안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와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적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방사포 등은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결의안 초안에는 북한 석유 금수(禁輸) 조치를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담뱃잎과 담배제품 수출 금지 등이 포함됐다. 담배 수출 금지는 애연가인 김정은 위원장을 겨냥한 조치로 지난달 미국이 작성해 이사국에 회람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도 있던 내용이다.

석유 반입 상한선은 연간 400만 배럴에서 300만 배럴로, 정제유는 50만 배럴에서 37만5000배럴로 강화된다. 다만 이는 지난달 미국이 작성한 초안의 원유 200만 배럴, 정제유 25만 배럴보다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광물연료 수출 금지 및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킹 조직 ‘라자루스’ 해외 자산 동결 조치 등도 담겼다.

미국이 지난달 작성한 초안보다 원유 금수(禁輸) 조치를 일부 완화한 것은 북한 도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이달 안에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대북 제재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5월 한 달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대북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나머지 13개 이사국(상임 3개국, 비상임 10개국) 찬성을 이끌어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겠다는 것.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달 초 의장국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달 중 진척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25일 “미국이 제안한 결의안은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엔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이 결의안 대신 (긴장 완화 조치를 담은) 대통령 담화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 많은 대표단의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은 귀를 막고 있다”고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유엔의 행동이 북한의 관여를 촉진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함께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상임이사국 5개국이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조현동 외교통상부 1차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차관급 통화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하며 “미국은 동맹국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은 북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도 이날 “미국은 항상 인도적 지원과 비핵화 문제를 분리해왔다”며 “북한이 조속한 백신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추가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해 “(핵실험은)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 순방 기간 확장 억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해 전략자산 전개를 비롯한 추가 대응 조치 가능성을 내비쳤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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