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유력 …러 ‘나토 확장’ 부메랑 맞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2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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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국 핀란드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공식화할 것이 유력하고 스웨덴도 가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의 안보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무기를 보유한 이들 국가가 합류함에 따라 나토 전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나토를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러시아는 상황이 오히려 ‘나토 확장’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자 반발했다.

나토 회원국은 1949년 창설 당시 미국, 영국 등 12개국이었으나 현재 30개국으로 늘었다. 스웨덴, 핀란드가 합류하면 32개국으로 확대된다. 나토 헌장 제5조는 회원국 중 누구라도 침공을 당할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자동 개입해 집단 방위권을 발동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원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은 세계 2, 4, 5위 핵무기 보유국이기 때문에 나토에 대한 공격은 ‘핵무기 보유국’에 대한 공격이 되는 셈이다.

핀란드는 정규군 28만 명, 예비군 90만 명을 보유 중이고 스웨덴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국방비 지출을 늘렸다. 폴란드 매체 뉴이스턴유럽은 “두 국가는 강력한 육해공군과 잠수함,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유럽 나토 회원국이 F-35 등 최첨단 전투기 250기 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F-35의 대항마로 꼽히는 수호이(Su)-57을 가지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실제 배치된 것은 5기가 채 안된다.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경우 확실히 응징하겠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를 공격한다면 이는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집단적으로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토에 대한 공격은 푸틴 대통령의 계산에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 능력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를 각각 만나 상호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상대방 국가가 위기에 처하거나 공격당하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존슨 총리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중요한 안보 파트너’라고 지칭하며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핵 위협’을 가하며 반발했다. 앞서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핵전쟁이 나면 나토국은 30분 만에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영TV도 러시아의 핵미사일이 발사 200초 안에 런던, 파리, 베를린을 타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방송했다.

하지만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12일 상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노획된 러시아 군사장비에는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떼어낸 반도체들이 채워져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첨단 제품의 대러 수출금지 제재 때문에 러시아가 심각한 부품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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