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우크라는 온통 진흙밭…러 탱크 갇히면 움짝달싹 못한다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13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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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대지가 진흙으로 변하는 ‘라스푸티차’(Rasputitsa) 현상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스푸티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지역 등에서 벌어지는 자연 현상이다. 보통 3월 말 해빙기와 10월 초, 가을 장마철에 토양이 진흙처럼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라스푸티차가 일어나면 웬만한 자동차는 물론이며, 장갑차도 통행이 어렵다.

라스푸티차는 러시아 군대의 진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군대가 월활히 이동하기 위해선 기온이 더 내려가 땅이 얼거나, 토양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트럭과 장갑차 등이 우크라이나 비포장도로에 갇히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군은 결국 포탑까지 잠긴 탱크를 버리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트랙터로 이를 회수하기도 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80%가 경작이 가능한 비옥한 흑토지대이며, 비포장도로가 많아 라스푸티차 현상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라스푸티차는 역사적으로 전쟁의 중요한 변수였다. 1941년 독·소 전쟁 당시 소련의 스탈린은 나치가 라스푸티차를 뚫고 침공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나치는 스탈린의 예상을 깨고 진격했다. 그러나 결국 나치군은 모스크바 전투에서 진흙탕으로 변해버린 대지 때문에 병력 이동과 보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많은 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2월에 침공하리라 예상했는데, 근거 중 하나가 바로 라스푸티차 현상이었다. 3월 말 해빙기가 다가온다면 러시아군의 진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라스푸티차 시즌이 다가오기 전에 종결짓지 못했다.

다만 전문가는 러시아군이 라스푸티차를 비롯한 다양한 기후 조건에 대비하여 침공 전 훈련을 해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의 격렬한 저항과, 보급 부족 문제를 겪기도 해 라스푸티차가 러시아군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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