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조작보도 주장, 사진으로 반박한 기자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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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리우폴 참상 가짜뉴스” 주장에
AP 두 기자 20일간 기록해 공개

러시아군의 포위와 폭격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처참한 상황을 고발한 AP통신 소속 두 기자의 취재기가 21일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영상 기자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와 사진 기자 예우헤니 말롤렛카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0일간 죽어가는 마리우폴 시민과 무너져 가는 도시 모습 등을 생생히 기록해 세상에 알렸다. 대부분의 통신 시설이 붕괴됐지만 쇼핑몰 인근에서 인터넷 신호를 잡는 방식으로 최소 1일 1회씩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두 기자가 9일 취재한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대피하는 임부의 사진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였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이를 ‘조작 보도’라고 주장하자 두 기자는 11일 다른 병원으로 대피한 임부를 다시 찾아갔다. 이 여성은 그사이에 딸을 출산한 상태였다. 둘은 이 모녀의 모습까지 촬영해 러시아의 가짜뉴스 주장이야말로 가짜임을 고발했다.

마리우폴 시민 또한 둘의 취재를 적극 도왔다. 러시아군이 이들을 쫓아오자 우크라이나 군인이 이들을 황급히 차에 태워 탈출을 도왔다. 이 군인은 “끝까지 진실을 알려 달라”며 “당신들이 있어야 러시아의 만행을 고발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조작보도#마리우폴#러시아#우크라#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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