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VPN 수요, 침공 전의 10배 늘어… 서구 기업들도 서비스 계속 제공
美는 ‘틱톡’ 스타들과 반전여론 확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반전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특히 침공 후 러시아 내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을 이용해 해외 소식을 접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VPN 사용 현황을 알려주는 웹사이트 ‘TOP10VPN’에 따르면 5일 기준 러시아 내 VPN 수요는 침공 전과 비교해 하루 평균 10배 넘게(1092%) 증가했다. 특히 러시아 당국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를 차단하면서 VPN 수요의 급증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 BBC나 트위터 등은 러시아 정부의 접속 차단에 맞서 ‘다크 웹’(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인터넷)을 통한 우회로를 출시해 러시아 사용자들에게 이용 방법을 직접 알리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서방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도 러시아 내 신규 사업은 중단하지만 당국의 선전용 정보로부터 러시아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이버 보안회사 ‘클라우드플레어’와 콘텐츠전송망(CDN) 기업 ‘아카마이’ 등도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국영 기업을 제외한 일반 러시아 사용자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스타를 동원해 반전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0일 맷 밀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통담당 특별고문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엘리 자일러(18) 등 틱톡 스타 30명과 ‘줌’으로 화상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10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일러는 “나는 ‘Z세대’(2000년 전후로 태어나 디지털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층)를 위한 백악관 특파원”이라며 “세계의 젊은층에 러시아군의 각종 만행을 전하고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여론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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