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숲·들판·해변서 끝까지 싸울 것” 처칠 인용 화상연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9일 16시 09분


코멘트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패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대가도 치를 것입니다. 우리는 숲에서, 들판에서, 해변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싸울 것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영국 하원에서 진행된 화상 연설을 통해 항전의 의지를 다졌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하늘에서, 바다에서 끝까지 싸우겠다”는 구절은 덩케르크 철수 작전 직후인 1940년 6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영국 하원에서 한 유명한 연설 중 일부다.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지역에 고립돼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전멸당할 뻔한 수십만 명의 연합군은 이 작전으로 무사히 철수했고, 이 작전은 이후 연합군의 반격의 계기가 됐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방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그는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항전한 영국과 비교하며 “나치가 당신들의 나라를 빼앗으려 할 때 당신들은 영국을 위해 싸워야 했다”며 “우리도 우크라이나를 잃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의 세계적 대문호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명대사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를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자유로워지기(to be free)“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원 의원들에게 영국의 러시아 제재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부족하다“며 우크라이나 영공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재차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영국 하원 역사상 최초의 해외 정상 연설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연설 후 ”우크라이나가 다시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영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