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누리꾼 “韓 쇼트트랙 더러워” “평창서 못된 짓 하더니” 조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8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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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황대헌 선수가 7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중국 선수들 앞으로 나오는 황대헌 선수에 대해 심판이 패널티를 선언해 탈락하는 순간. 원대연 기자 yeon72@danga.com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황대헌 선수가 7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중국 선수들 앞으로 나오는 황대헌 선수에 대해 심판이 패널티를 선언해 탈락하는 순간. 원대연 기자 yeon72@danga.com
7일 열린 200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된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의 한국에 대한 조롱이 선을 넘고 있다. 특히 2020 도쿄, 2022 베이징 올림픽과 비교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평가받는 2018 평창 올림픽까지 소환해 비아냥거림의 정도를 높이고 있다.

8일 오전(현지 시간) 현재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전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 관한 내용이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선수들이 금·은메달을 휩쓸었다는 내용보다는 오히려 ‘한국 선수들이 반칙으로 실격됐다’, ‘한국팀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제소했다’는 등 한국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날까지 웨이보에는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선수 런즈웨이(任子威·25) 이름보다 오히려 준결선에서 실격 처리된 한국 선수 황대헌(23) 이름이 더 관심 대상이었다. ‘황대헌 반칙’이라는 해시태그는 1000만 조회수를 넘기며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문제는 관심을 넘어 조롱과 비아냥거림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7일 웨이보에서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선수들은 4년 전 평창에서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반칙을 일삼고 있다”, “평창에서 못된 짓을 많이 하더니 결국 업보”라는 글을 올렸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중국팀이 한국 선수에 대해 임피딩(impeding·고의적인 밀기) 반칙으로 실격 처리된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팀 리옌(李琰) 감독은 “공정하지 않다면 올림픽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중국 누리꾼들은 “4년 후 베이징에서 두고 보자”는 등의 글을 달기도 했다.

‘황대헌 반칙’이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웨이보 캡처). 뉴스1
‘황대헌 반칙’이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웨이보 캡처). 뉴스1
실제로 이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중국 누리꾼들은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선 경기를 다시 언급하면서 “당시 억울하게 탈락한 중국팀의 복수를 4년 만에 이뤄냈다”는 다소 과격한 발언도 나왔다.

또 웨이보에는 평창 올림픽 때와 비교해 이른바 ‘치타 심판’으로 불리는 최신 카메라 장비를 자랑하는 글들도 쏟아지고 있다. 이 장비는 시속 90㎞로 움직이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초고화질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치타 심판’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한 중국 누리꾼은 “치타 심판은 평창에서는 찾아내지 못한 한국팀의 반칙을 찾아냈다”면서 “한국팀은 반칙이 없으면 우승하지 못한다”는 조롱을 하기도 했다. 또 “중국이 얼마나 과학 기술에서 진전을 이뤄냈는지 한국은 잘 모를 것”이라며 비디오 판독 기술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팀의 반칙을 문제 삼으며 “한국 쇼트트랙은 왜 이렇게 더러운가”, “중국 경기장의 얼음이 너무 깨끗해 더러운 한국팀의 반칙을 수용할 수 없다”는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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