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은 중국 전통 모자” 황당 주장…中 대체 왜 이러나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2월 7일 10시 04분


코멘트

중국의 문화공정, 어디까지?
김치, 한복, 윷놀이 등…中의 ‘문화공정’

배우 오희택(Wu Xize)이 출연 중인 ‘일편빙심재옥호’. 웨이보 캡처
배우 오희택(Wu Xize)이 출연 중인 ‘일편빙심재옥호’. 웨이보 캡처
중국이 또 자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주요 배우에 ‘갓’을 씌우고 자신들의 문화라며 주장했다. 특히 해당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 오희택도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이같이 주장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판 ‘꽃보다 남자’로 불리는 ‘유성화원’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배우 오희택(Wu Xize)은 지난 3일 중국의 SNS플랫폼 웨이보에 “갓은 중국의 것”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배우 오희택(Wu Xize)은 지난 3일 중국의 SNS플랫폼 웨이보에 “갓은 중국의 것”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웨이보 캡처
배우 오희택(Wu Xize)은 지난 3일 중국의 SNS플랫폼 웨이보에 “갓은 중국의 것”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웨이보 캡처

해당 사진에는 자신이 출연 중인 ‘일편빙심재옥호’를 시청하는 한 중국 누리꾼이 남긴 댓글을 캡처한 것으로 누리꾼은 “이 모자(갓)는 한국 전통 모자”라며 “중국 드라마에서 이 모자를 보면 꼭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오희택은 해당 채팅을 정정하고 싶다며 “이런 모자는 우리나라(중국)가 기원이고, 이후 다른 나라로 전해졌다”라며 “우리 전통문화가 오해받는 건 못 보겠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한국의 전통문화라고 반박하는 댓글이 있는 반면 그의 주장을 옹호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것이 맞는 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이모티콘을 남겼다.

중국의 ‘문화공정’…김치, 한복, 윷놀이 등
킹덤 2 포스터. 넷플릭스
킹덤 2 포스터. 넷플릭스

갓은 한국의 전통 복식이다. 조선 시대의 신분, 계급, 격식, 예의를 상징하는 모자로 일반적으로 ‘흑립’이 알려졌다.

양반가 성인 남성이 쓰던 갓은 ‘흑립’, 관직자만 쓸 수 있는 ‘탕건’, 미성년이 쓰는 ‘초립 삿갓’, 왕과 세자가 쓰던 ‘익선관’, 유생들이 쓰던 ‘유선관’, 문무백관이 쓰던 ‘사모’, 군장에 쓰던 ‘전립’, 신분이 낮은 자들이 쓰는 패랭이 등 다양한 갓이 있다.

갓은 종종 한국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KPOP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오마이 갓”, “‘킹덤’은 너무 멋진데 그중 최고는 모자”, “제발 내게 저 멋진 모자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 등 외국인들은 ’킹덤’ 속 갖가지 갓을 보고 ’힙’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조선시대 다양한 모자를 설명하는 온라인 게시물도 등장했다.

갓의 세계적인 인기에 올해 10월 김건 주영대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면서 도포에 갓을 쓰고 알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의 전통문화’인 갓이 관심을 끌면서 중국은 또 세계 각국의 문화들을 마치 중국이 원조인 것처럼 만드는 ‘문화공정’에 돌입했다. 이미 중국은 김치, 한복, 윷놀이 등을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한복’ 검색 시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빨간색 네모친 부분) 서경덕 교수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한복’ 검색 시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빨간색 네모친 부분) 서경덕 교수

지난 9월 6일 중국의 바이두 백과사전은 한복을 ‘조선족 복식’이라고 지칭했다. 이어 ‘한복’(韩服)은 ‘한푸’(汉服)에서 기원했다는 잘못된 사실도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서 ‘조선족 복식’은 중국 조선족의 전통 민속으로, 중국 국가급 무형 문화재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김치를 중국의 고유 음식이라는 것과 삼계탕은 중국 광동 요리로 분류한 바 있다. 또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국적 및 민족 소개를 바이두에서 왜곡하고 있다.

거듭된 왜곡에 서경덕 교수는 “한국의 고유문화”라며 “'역사적인 팩트'를 인정하고 올바른 사실을 중국인들에게 소개하라”고 바이두 백과사전에 일침을 가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