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IOC 통화, 中정부 조작?’…“과거에도 이런 일 비일비재”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23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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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권력형 성범죄를 폭로하고 돌연 자취를 감췄던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최근 언론에 자주 노출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 운동가들 사이에서 펑솨이 안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외적으로 침묵을 유지하면서 자기 동료들을 억압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중국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엘브이 핀은 “현실은 중국 정부가 펑솨이 위에 거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 통제력이 어느 정도냐면 펑솨이에게 협조를 얻어내고 그가 (정부 뜻에 맞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핀은 중국 인권 변호사, 홍콩 유명 작가 등을 언급하며 “과거에도 이와 같은 일은 상당히 많았다”며 “관영TV 앞에서 자백을 강요받았던 수많은 범죄자는 그들 행동이 진정성 있게 보일 수 있도록 (연기)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아직 펑솨이를 관영매체 앞에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해 펑솨이 존재가 정부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사건과 관련해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N은 전했다.

대신 펑솨이는 지난 21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30분간 영상 통화 통해 폭로 2주 만에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통화 관련해 현지에선 일절 보도되지 않았다.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 성명서와 함께 사진 한 장만 게재했다. 성명서에는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직접 통화했다”며 “그는 현재 베이징 소재 자택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자신의 사생활을 존중받길 원한다”며 펑솨이 실종설을 일축했다.

이에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는 전날 성명을 통해 “영상 통화만으로 정부의 검열 또는 강제가 없는 자유로운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는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펑솨이가 중국 정부로부터 강압적 회유를 당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CNN은 이번 영상 통화가 중국 국가체육총국 산하 테니스관리센터(TAC) 출신 스포츠 관계자의 면밀한 감시하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영상 통화 당시 주변 상황과 준비 과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일각에서는 IOC가 중국 정부 입김에 따라 펑솨이가 무사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올림픽 개최를 예정대로 진행하리라고 전망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와치(HRW) 소속 왕은 “IOC 결정으로 펑솨이의 안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어렵다‘며 ”어째서 IOC가 한 국가가 통제하는 이야기에 가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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