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이익에 흔들리는 COP26, ‘탄소 배출 제로’ 합의 난항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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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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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 시간) 시작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197개 당사국 정상들이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낮추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 핵심은 각국이 발표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총회에서 각국은 세기말까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0)를 의미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약속했다. 5년마다 각국은 감축목표를 제시해야 하는데, 첫 번째 회의가 이번 글래스고 총회인 셈이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글래스고 총회”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총회에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30년까지의 자국 탄소 배출 감축량’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탄소배출 세계 3위(7%)인 인도는 NDC를 내놓지 않았다.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은 서방 선진국 탓이라는 ‘부자국가 책임론’을 외치고 있다. 배출 1위인 중국(27%)은 지난달 28일 총회 측에 NDC를 제출했지만 탄소중립 달성 시기를 10년 늦춘 2060년으로 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 부국들도 탄소중립 시점을 2060년 이후로 잡거나 제대로 된 감축 목표를 내놓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일부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으로 인한 기후변화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원금을 요청하고 있다. COP26에서 이렇다할 합의안을 도출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경각심 차원에서 폭염, 홍수 등 극한 기후가 지구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됐다는 경고를 담은 ‘2021 기상 보고서’를 총회 개막에 맞춰 발표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7년간 지구온도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아 우리가 사는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이 됐고, 그 원인은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라고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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