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검찰 “쿠오모, 보좌관 등 11명 성추행”… 바이든 “사퇴해야”

뉴욕=유재동 특파원 , 김수현 기자 입력 2021-08-05 03:00수정 2021-08-0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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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사실 확인” 조사결과 발표
사퇴 거부땐 주의회 탄핵 나설듯… 쿠오모 “친근감 표시했을 뿐” 주장
대응방법 조언한 쿠오모 동생도 CNN 앵커 자리서 퇴출 위기
한때 미국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64·사진)의 잇단 성추행 의혹이 검찰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민주당 소속인 그의 주지사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뉴욕주 의회는 탄핵을 검토하고 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3일 공개한 165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전·현직 여성 보좌관 등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로 확인된 피해자는 모두 11명에 이른다. 제임스 총장은 “쿠오모 주지사는 연방법과 주법을 위반해 주 공무원들을 성적으로 희롱했다”며 “수사 결과 그는 많은 젊은 여성들을 껴안거나 키스하고, 만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지금까지 그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여성들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보고서에는 쿠오모가 피해 사실을 공개한 여성에게 보복 조치를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계 前지검장 대행이 쿠오모 수사 지휘 3일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의 성추행 의혹 검찰조사 기자회견에서 한국계인 준 김 전 뉴욕남부지검장 대행이 수사 과정 및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올 3월부터 진행된 이번 수사는 제임스 총장의 임명을 받아 한국계인 준 김 전 뉴욕남부지검장 대행과 앤 클라크 변호사가 지휘했다. 수사팀은 그동안 179명의 증인과 참고인을 조사하고 수만 장의 서류들을 검토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김 전 지검장 대행은 “피해자 모두 굴욕감과 불편함을 느꼈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쿠오모의 성추행 사건이 민사 성격이 있어서 그를 별도로 기소하진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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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모는 이날 검찰 수사 발표에 대해 “묘사된 부분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면서 “포옹하고 뺨에 입맞춤한 것은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한 행동일 뿐이었다. 나는 부적절하게 누군가를 만지거나 성적 접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의 사퇴가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사퇴해야 한다. 주 의회에서 탄핵을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어떤 선출직 공직자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도 “앞에 나서서 진실을 말한 여성들을 성원한다”며 이에 동참했다.

쿠오모가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면 주 의회는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체 150석의 주 하원의원 중 과반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주 상원으로 넘어가고 63석의 상원에서 3분의 2가 동의하면 그의 주지사직은 박탈된다. 칼 헤스티 뉴욕주 하원의장은 “쿠오모는 하원 다수당(민주당)의 신뢰를 잃었다. 주지사직을 유지하면 안 된다”고 했다. CNN은 뉴욕주 상원의원 63명 중 최소 55명이 쿠오모의 탄핵에 투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쿠오모는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1983∼1994년 재임)에 이어 부자(父子)가 모두 뉴욕 주지사로 선출된 이탈리아계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그의 남동생 크리스 쿠오모(51)는 CNN 방송의 유명 앵커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3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크리스가 앵커 자리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검찰 조사에서 크리스가 형에게 성추행 혐의에 대응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등 적극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검찰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크리스는 형 앤드루가 꾸린 성추행 조사 대응팀에서 활동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뉴욕검찰#쿠오모#보좌관#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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