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 아기 업고 유럽行…모로코 불법 이민자 8000명 스페인령에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0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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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스페인령 ‘세우타’에 이틀간 모로코 불법 이민자 약 8000명이 몰려들었다고 19일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모로코에서 튜브나 소형 보트로 바다를 건너는 위험한 행렬에는 2개월 된 갓난아기도 있었다. 스페인국민경호대는 18일 오후 사진을 공개하며 “엄마의 등에 업혀 바다를 건너려던 남자 아이를 구했다”고 밝혔다.

19일 스페인이 국경 경호를 강화하면서 위험한 이민 행렬은 멈췄다. 그러나 이미 17일 하루에만 6000명이 국경을 넘었으며 이는 지금까지 하룻동안 스페인으로 건너온 이민자 중 가장 많은 숫자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전체 약 8000명의 이민자 중 2000명은 미성년자로 이들은 정부 감독 아래 스페인 영토에 머물게 된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에 놀란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18일 프랑스 파리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세우타로 향해 “갑작스러운 이민자 유입은 스페인과 유럽에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다. 아란차 곤잘레스 라야 외교부 장관은 스페인 주재 모로코 대사를 초치해 “국경 통제는 공동 책임”이라고 단속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모로코가 고의로 국경을 통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페인이 모로코 반군 세력 ‘폴리사리오해방전선’ 지도자인 브라힘 갈리의 입국을 허용한 데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폴리사리오해방전선은 모로코 서부 사하라 원주민인 사라위인으로 구성된 단체다. 서부 사하라 지역은 스페인 영토에 있다가 1975년 모로코에 합병됐다. 이 때부터 원주민 사라위인과 모로코인들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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