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에 윽박지르고 수갑 채우고…美경찰 과잉진압 논란 (영상)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29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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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A 군에게 윽박지르는 모습.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 유튜브 갈무리
경찰이 A 군에게 윽박지르는 모습.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 유튜브 갈무리
미국 경찰관들이 5살짜리 아이에게 얼굴을 바싹 들이댄 채 계속해서 고함을 지르고, 수갑을 채워 위협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과잉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미국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은 ‘아이가 학교 밖으로 나갔다’는 이스트 실버 스프링 초등학교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학교서 한 블록 떨어진 거리에서 A 군(5)을 발견했다.

이 경관들은 A 군을 경찰차에 태우기 전부터 “몇 살이냐”,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냐”, “학교에서 왜 빠져 나왔냐”고 큰소리로 물으며 추궁했다.

A 군이 울음을 터뜨리자 경찰관들은 경찰차에 태워 학교 교장실로 데려갔다. 우는 A 군을 억지로 교장실 의자에 앉힌 한 경관은 A 군 바로 앞에서 “오, 실컷 두들겨 패고 싶다”고 말하는가 하면, “학교에서도 이렇게 행동하냐”면서 윽박질렀다.

이윽고 A 군의 엄마인 샨타 그랜트가 도착하자 경찰들은 그랜트에게 아이의 체벌을 권유했다. 그러면서 “메릴랜드주에서는 아이를 때린다고 감옥에 가지 않는다”며 “베인 상처나 담배 화상만 아니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A 군에게 수갑을 채우는 모습.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 유튜브 갈무리
경찰이 A 군에게 수갑을 채우는 모습.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 유튜브 갈무리

이어 다른 경관은 수갑을 꺼내 엄마와 함께 있는 A 군의 오른쪽 손목에 채우면서 “이게 뭔지 알아? 말 안 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채우는 거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면은 경찰이 착용한 바디 카메라에 모두 담겼고, 최근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A 군의 엄마 그랜트는 몽고메리 카운티와 공립학교, 그리고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랜트 측 변호사는 “영상 속 경찰관들이 A 군을 상습범인 것처럼 대했다며 A 군이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정의롭고 공정한 보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경찰관들은 내부 조사를 마친 뒤 여전히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고메리 카운티 행정관 마크 엘리히는 성명을 통해 “경찰서장에게 경찰관들이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다시 교육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이 진행 중이라 해당 경관들의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몽고메리 카운티 의회의 윌 자완도 의원은 “동영상을 보고 속이 뒤집혔다”며 “어린아이를 모욕하고, 비하하고, 경찰차에 태우고, 어른이 자기 키의 반도 안 오는 아이에게 목청껏 고함치는 것, 이게 바로 폭력이다”라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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