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vs 영국’ 백신 갈등…서로 “수출 금지한 적 없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0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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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백신 수출 막은 적 없어…EU 거짓 주장"
EU "이 기회 통해 영국이 투명한 수출하길"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코로나19 백신 수출 문제를 놓고 비방을 이어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그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기록을 바로잡으라”고 비난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라브 장관은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나 백신 재료의 수출을 막은 적이 없다”며 “영국이 수출을 금지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다”고 강조했다.

라브 장관의 서한은 미셸 의장이 EU 회원국에 보낸 소식지에 “영국과 미국이 자국 영토에서 생산된 백신과 백신 재료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고 주장한 직후 나왔다.

미셸 의장은 EU의 ‘백신 민족주의’ 비판을 해명하며 EU는 수출을 중단한 적이 없고, 백신을 제한한 건 오히려 영국과 미국이었다고 반박했다.

미셸 의장은 “EU 역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통제한 것은 우리가 주문하고 선불도 끝낸 접종분을 기업들이 우리에게 전달하지 않고 다른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라브 장관은 이에 “우리는 모두 함께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비방을 멈출 것을 당부했다.

라브 장관의 서한이 나오자 미셸 의장은 다시 트위터를 통해 “EU와 또 다른 국가들에 영국이 백신을 투명하게 수출하고 수출량을 늘리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이라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백신과 의약품은 (수출을) 제한하고 제한을 부과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있다”고 했다. 즉 백신 수출을 금지한 적이 없다는 영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우회적인 방법으로 이같은 조처를 했다는 뜻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2월 백신 배포가 본격화된 이후 계속해서 백신 수출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이탈리아에서 호주로 운송될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선적을 이탈리아가 막고, EU가 이를 지지하며 세계적인 논란이 불거졌다. 미셸 의장은 이와 관련해 “EU 회원국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통제한 것은 우리가 주문하고 선불도 끝낸 접종분을 기업들이 우리에게 전달하지 않고 다른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이라고 이탈리아의 결정을 옹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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