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내무장관에 원주민 출신 여성 처음 발탁

  • 동아일보

과거 인디언 토벌정책 맡던 자리
245년 만에 파격… 통합 메시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 원주민을 내무장관에 최초로 지명했다. 역사상 인디언 토벌·백인 동화 정책을 다뤄 왔던 내무장관은 비원주민이 맡아 왔는데 이런 관행을 245년 만에 깬 것. 바이든 당선인이 연달은 인사 파격을 통해 ‘미국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 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 소속 뎁 홀랜드 뉴멕시코주 하원의원(60·사진)을 내무장관으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원주민 부족인 라구나 푸에블로 출신 여성인 홀랜드 의원이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원주민계 1호 내무장관이 된다. 원주민 출신이 미국 장관 자리에 오르는 것도 처음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나와 같은 사람은 지금까지 장관 또는 내무부 수장을 맡은 적이 없다. 영광이며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

홀랜드 의원은 원주민계 모친과 노르웨이인 부친 사이에서 태어났고, 2018년 첫 여성 원주민 하원의원이 되며 정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이번 연방 하원 선거에 재선했다. 내무부 장관으로서 그는 앞으로 미국 원주민 부족 갈등 해소를 비롯해 미국 정부 소유 토지와 천연자원 등 관리를 책임지게 된다. 특히 알래스카 국립석유보존지역 석유 시추 허가 등의 문제로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주민들과 대립해온 만큼 미국 190만 명의 원주민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노스캐롤라이나주 환경품질부 장관인 마이클 리건(44)을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브렌다 맬러리를 백악관 환경품질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들은 모두 해당 직책을 맡는 첫 흑인이 됐다. 2017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 환경 문제를 책임져온 리건 장관은 중앙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정책에 대한 신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16일(현지 시간) “차기 내각은 과거 그 어느 내각보다 미국 국민을 잘 대변할 것”이라며 다양한 인사 등용을 예고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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