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이견’ 中 학자, 온라인 강연 돌연 중단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9일 17시 04분


주최측 "악의적신고로 강연 중단…학술질서 훼손행위 비난"
신좌파 학자 "강연서 항미원조 정의성 부정…조사하고 처벌해야"

한국전쟁과 관련해 중국 공식 입장과 다른 주장을 펼친 중국 유명 역사학자의 온라인 강연이 돌연 중단된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홍콩 01 등 언론에 따르면 선즈화(沈志華) 중국 화둥사범대 역사학과 교수가 지난 5일 진행하던 ‘소련 사회주의 모델의 확립과 종말’이라는 주제의 온라인 강연이 생중계 1시간만에 중단됐다.

동영상 플랫폼인 비리비리(bilibili)를 통해 생중계된 이 강연은 애초 4시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선 교수는 강의에서 항미원조(抗美援朝·중국이 한국전쟁을 지칭하는 명칭) 전쟁과 관련된 발언을 했고, 네티즌들이 선 교수의 발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기념식 연설 내용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강의가 중단된 것이다.

이후 강연 주최측인 베이징 서우두사범대 역사학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강연은 ‘악의적인 신고’로 중단됐다”면서 “강연이 중단된데 대해 깊은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우두사범대 역사학원은 시진핑 총서기의 역사 학습 관련 연설 정신을 관철하고 있고, 신시대 전문 연구와 주제별 교육을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면서 “우리는 악의적인 신고를 강력 비난하고, 정상적인 학술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권리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선 교수는 “현재 중국 네티즌들은 아무 말이나 한다“면서 ”그들은 듣기 싫은 말이면 바로 신고해 버린다“고 밝혔다.

중국 유명 역사학자이자 북한 전문가인 선 교수는 반골 성향 입장 표명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3월 그는 “북한은 오히려 중국의 잠재적 적국이며 한국이 우방”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해 주목받았다. 그는 북한과 중국이 혈맹이라는 것은 잘못된 이해이며, 중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한편 강연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일부 중국 내 신좌파 학자들은 선 교수는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좌파 학자 장싱더(張興德)는 “선 교수는 관련 강연에서 항미원조 70주년 기념행사와 시 주석의 관련 연설의 정신을 무심코 혹은 의도적으로 부정했고, 항미원조의 정의성과 정당성도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강연은 심각한 정치적 실수이며, 서우두사범대 당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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