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고위직까지 줄사임…대중 강경파 후임, 美中 우발 충돌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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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해임한 이후 다른 국방부 고위직들까지 줄줄이 사임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후임자들이 대중 강경파로 채워지면서 남중국해 등에서 미-중이 우발적으로 충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에스퍼 국방장관이 전격 경질된 데 이어 이날에는 제임스 앤더슨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 조셉 커넌 정보담당 차관, 에스퍼 장관의 비서실장인 젠 스튜어트 등이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크리스토퍼 밀러 장관 대행 등 후임자들이 대부분 트럼프 ‘충성파’이면서, 중국·중동 문제 등에 대해 ‘강경파’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정권 교체기에 가장 중요한 안보 문제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까지 무슨 일을 벌일지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1일 “중국은 에스퍼 장관 후임으로 밀러가 지명되자 미 국방부의 대중(對中) 강경 기조가 더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 위험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과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밀러 대행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SCMP와 인터뷰에서 “밀러는 특수군 경력이 화려하다”면서 “그는 기습과 모험적인 작전에 대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밀러의 경력을 볼 때 그는 중국을 향해 좀더 과감한 행동을 취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미군과의 연합 훈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만 해군사령부는 “9일 미 해병 특수부대가 대만에 도착해 4주간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연합 훈련을 펼친다”10일 발표했다. 1979년 미국과 대만단교 후 중국을 의식해 물밑에서만 진행해 온 양국 간 군사교류를 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대만 언론들은 이번 훈련은 대만 해군이 미국에서 약 321억 원에 달하는 특수작전 장비를 구매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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