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안경 4억 원에 낙찰… “안좋으면 그냥 버리라”던 소유주 말 잃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3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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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와 비폭력의 삶을 강조한 인도 국부(國父) 마하트마 간디(1869~1948)의 금도금 안경이 21일(현지 시간) 영국 이스트브리스톨옥션 경매에서 26만 파운드(약 4억 574만 원)에 팔렸다. 당초 감정가 1만5000파운드보다 약 17배 이상 비싸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안경 소유자는 브리스틀에 사는 80대 남성으로 4주 전 아무 연락 없이 일반 편지 봉투에 안경을 담아 이스트브리스톨옥션의 우편함에 두고 갔다. 이로 인해 이 안경은 이틀이나 우편함 속에 그냥 방치됐다.

소유주는 경매회사 측에 “1920~1930년대 남아공 석유업체에서 일하던 삼촌이 간디로부터 선물을 받았다고 들었다. 물건이 좋지 않으면 그냥 버리라”는 말을 남겼다. 당시 남아공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간디는 종종 자신의 물건을 종종 주변인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준 것으로 유명했다.

이스트브리스톨옥션 직원이 소유주에게 전화를 걸어 “간디의 진품이 맞는 것 같다”고 하자 그는 거의 심장마비에 걸린 것처럼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회사 측은 이 안경이 약시(弱視) 진단을 받은 간디가 생애 처음 맞췄던 안경 가운데 한 짝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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