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허물고 가능성 확대하는 게 美의 스토리…포기 말라"
'2016년 패배' 거론…"300만표 앞서도 질 수 있어, 압도적 숫자 필요"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와 맞붙었던 ‘4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현 행정부 하에서 많은 국민이 삶을 잃었다며 조 바이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된 3일 차 전당대회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지난 2016년 트럼프가 ‘잃을 게 뭔가’라고 물었던 걸 기억하라. 그리고 우리는 건강, 직업, 삶을 잃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세계에서 우리의 지도력을 잃었고, 우리의 우체국을 잃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을 경시하는 외교 정책 기조와 우편 투표 비난을 시사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울러 “지난 선거 이후 나는 ‘열린 마음으로 도널드 트럼프에게 (나라를) 이끌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말했었다. 정말 진심이었다”라며 “모든 대통령은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굳건한 경제와 팬데믹 같은 위기관리 계획이라는 엄청난 조건 속에 집무실로 걸어 들어갔다”라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임기 말 미국의 경제 여력 등이 괜찮았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가 자신의 이익과 자아를 제쳐놨다면, 국경에서 부모와 헤어진 어린이, 정의를 외치는 시위자, 우연히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지역)에 살다 산불로 집이 파괴된 가정의 인간성을 볼 수 있었다면, 만약 그가 잘 다스리고자, 우리 모두를 이끌고자 했다면 그는 우리가 틀렸음을 증명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틀렸다고 증명했다면) 이는 미국, 그리고 세계에 좋은 일이었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가 더 나은 대통령이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미국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대통령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2016년 대선 이후) 4년 동안 사람들은 내게 ‘그(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지 못했다’, ‘돌아가서 (투표를) 다시 할 수 있다면’, ‘투표를 해야 했어’라고 말해왔다”라며 “이번 선거는 또 다른 ‘이랬다면’, ‘그럴 수 있다면’, ‘그랬어야’라고 말하는 선거가 돼선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우리가 공동체에서 보는 것과 같은 연민과 투지, 리더십을 백악관에서 보여주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라며 “우리에겐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부통령 후보)가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에 대해선 “내 엄마 도러시가 죽었을 때 그가 전화한 게 기억난다”라며 “우리는 강하고 명료한 여성들의 양육에 대해 대화했었다”라고 했다. 또 질 바이든에 대해선 “퍼스트레이디가 돼도 교직을 계속하겠다고 얘기해왔다”라고 치켜세웠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울러 해리스 후보에 대해서는 “비범한 모친의 또 다른 딸”이라며 “끈질기게 정의를 추구하고, 흔치 않게 친절하다. 그의 공보비서가 암으로 죽어갈 때 그는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모든 걸 포기했었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들은 우리 국가를 벼랑 끝에서 구출하고 더 나은 국가로 재건할 팀”이라고 평했다. 이어 “하지만 이들은 우리 모두가 함께 하지 않으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라고 발언,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아울러 미 전역을 뒤흔들었던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를 거론, “정의를 위해 투표하라”라고 했다. 이어 “외국의 적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투표하라. 우리의 대통령을 선택하라”라고도 했다.
지난 2016년 대선의 뼈아픈 경험도 거론했다. “조와 카멀라는 300만표를 이기고도 여전히 질 수 있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당시 후보보다 300만표가량을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 수가 적어 결국 최종 패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내게서 교훈을 얻으라”라며 “우리에겐 트럼프가 승리로 가는 길을 몰래 챙기거나 훔치지 못하도록 할 만큼의 압도적인 (득표) 숫자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와 함께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미비를 거론, “지금 미국에는 수많은 가슴 아픈 일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 이전에 많은 것이 망가졌다는 게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여성의 참정권을 거론, “100년 전 어제 수정헌법 19조가 비준됐다”라며 “우리를 더 완벽한 연합으로 이끌기 위해 서프러지스트(suffragist·여성 참정권론자)들이 행진하고, 피케팅을 하고, 감옥에 가며 70년이 걸렸다”라고 했다.
또 “그 과업이 완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55년 전 존 루이스가 셀마에서 행진하고 피를 흘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밤 나는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의 딸인 흑인 여성, 해리스를 통해 미국의 미래에서 자신을 보는 소년 소녀들을 생각한다”라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세상은 모두를 무너지게 하고, 그 이후 부서진 곳에서 많은 이들이 강해진다”라며 “조 바이든은 치유하는 방법을 안다”라고 바이든·해리스 팀 지지를 촉구했다.
또 “장벽을 허물고, 가능성을 확대하는 게 우리 국가의 스토리”라며 “모든 젊은이들이여, 미국을 포기하지 말라. 결함과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더 공정하고 평등한 나라가 될 수 있다”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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