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대표 반중매체 핑궈(蘋果)일보 창업주인 지미 라이(72)가 12일 새벽 보석으로 석방됐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지 40여 시간 만이다. 이보다 몇 시간 전에는 홍콩 민주화 시위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24)도 보석 석방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외세와 결탁해 국가 분열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던 지미 라이는 12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점에 석방됐다. 라이는 지지자들을 향해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검은색 벤츠 승용차를 타고 경찰서를 떠났다. 다만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라이는 보석금 50만 홍콩달러(약 7645만 원)를 조건으로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와 같은 날 체포됐던 2014년 우산혁명의 주역 아그네스 차우도 보석 석방됐다. 차우는 경찰서를 나서면서 이번 체포에 대해 “정치적 박해이자 탄압이다”면서 “아직도 내가 왜 체포됐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차우는 보석금 20만 홍콩달러(약 3058만 원)를 내고 석방됐다.
홍콩 민주화 세력의 핵심 인사인 두 사람의 석방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이 체포에 대해서는 ‘언론 탄압’ 문제까지 더해져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은 물론이고 유엔에서도 비판 성명을 냈다. 중국 정부로서는 가뜩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 소수민족 인권탄압 문제 등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적잖은 부담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의 석방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은 일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홍콩보안법이 ‘엄포용’이 아니라 언제든지 누구에게라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반중 인사 압박에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지미 라이 체포가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라이는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도와 국가 분열을 조장했다”고 재차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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