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연기론 띄웠다가 말 바꾼 트럼프, 우편투표 70여 차례 문제제기 의도는?

워싱턴=이정은특파원 입력 2020-07-31 14:56수정 2020-07-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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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 연기론을 띄웠다가 정치권의 강한 역풍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선거 연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에서조차 반발이 거세지자 9시간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선 연기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선거를 미루고 싶지 않다. 선거가 치러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트위터에 우편투표로 인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면 어떤가)?”라고 쓴 지 9시간 만이었다.

그러나 그는 “부재자 확인 과정의 문제 등으로 우편투표를 하게 될 경우 부정의혹의 수많은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 가능성과 문제점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놨다. “선거부정 의혹 때문에 석 달간 (최종 결과를) 기다리다가 투표용지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싶지 싫다”며 “소송이 벌어져서 몇 년간 계속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또 “누가 선거에서 이기는지조차 절대 모르게 된다”며 “똑똑한 사람들은 이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상식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선거가 역사상 가장 조작된 선거가 될 것이며, 이는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등의 기존 주장도 거듭 반복했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올해 대선이 안전하게 치러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이후 70차례 가까이 우편투표를 공격해왔고, 이달 들어서만 공격 횟수가 최소 17차례 이상에 달한다. 우편투표의 부정 가능성을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선거판을 흔들고, 패배시 이를 이유로 정당화할 수 있는 포석을 깔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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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하루도 되지 않아 선거 연기 관련 발언을 뒤집은 것은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거센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TV인터뷰에서 “대공황이나 남북전쟁 같은 상황에서조차 연방법으로 정해진 선거일을 바꾼 적은 없었다”며 “11월 선거가 치러지도록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우리가 연방 선거 역사상 선거를 미룬 적이 절대로 없다”며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의원도 “선거를 미룰 수는 없다”며 연기 가능성에 퇴짜를 놨고, 대통령의 측근안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1월 선거는 안전하게 치러질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법사위 소속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한 개인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법을 따르길 원한다”라며 ‘법의 지배’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조차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면서 “취약한 현재 그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공을 이어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의회의 선거일 결정 및 조정 권한을 명시한 헌법 2장을 트위터에 인용하면서 “오늘 발표된 충격적인 경제 지표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필사적인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런 경제 지표들은 경제를 붕괴시킨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그의 대응 실패를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은 73년 만의 최저치인 -32.9%(연율)를 기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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