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2배로 불려줄게” 트위터 해킹…反공화당 성향 인사에 피해 집중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0-07-16 16:27수정 2020-07-16 16:3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 미국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동시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킹을 당한 인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유명 래퍼 카녜이 웨스트 등도 포함돼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해킹 사건은 15일 오후(현지 시간) 순식간에 발생했다. 피해자들의 트위터 계정에 “내게 비트코인을 보내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가 삭제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계정에는 “내가 공동체에 환원하려고 한다. 아래 주소로 비트코인 1000달러를 보내면 2000달러를 돌려주겠다. 단 앞으로 30분 동안만”이라는 트윗이 게시됐다. 애플과 우버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이들의 계정은 팔로워가 많아 삽시간에 번졌다. 트위터 분석업체인 트렌즈맵에 따르면 ‘공동체에 환원하겠다’는 문구는 약 4시간 동안 3300여 회에 걸쳐 트위터에 게시됐다. 실제 해커들이 올린 비트코인 주소로 12비트코인(11만 달러 상당·약 1억3000만 원)이 전송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위터 본사는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즉각 조사에 들어갔다. 잭 도시 트위터 CEO는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끔찍하다”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완전히 파악하게 되면 모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 정도 규모의 동시다발적 해킹이라면 해커가 트위터의 관리자 계정 자체를 해킹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가상화폐 사기 행위 때문에 일부 트위터 계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사기 행위의 희생자가 되지 않게 조심해달라”고 공지했다.

주요기사

해커들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의 사례들을 감안했을 때 해킹 사건은 경제 제재 등으로 달러가 급한 국가의 소행일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 비트코인 사기단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뉴욕타임스는 “북한 등이 해킹을 저질렀다면 그저 돈만 빼내기보다는 증시 충격이나 정치 혼란을 더 노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해킹의 피해자가 유난히 민주당 인사 또는 반(反) 공화당 성향을 가진 기업인들에 집중됐다는 점도 해킹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낳고 있다.

평소 트위터를 자주 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킹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일반인과 다르게 특별한 보안 장치가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해킹됐거나 글로벌 안보 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헛소문이 퍼졌으면 훨씬 더 위험한 결과가 생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유재동 기자의 더 많은 글을 볼 수있습니다.기자 페이지 바로가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